“주식 61만주 1엔에…” “맙소사! 취소가 안되네요”
일본 도쿄증권거래소가 미즈호증권 대규모 주문실수의 ‘유탄’을 맞아 휘청거리고 있다.
거래소는 12일 미즈호증권의 매도취소 주문이 처리되지 않아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데는 거래 시스템의 문제가 있다고 인정했다. 거래소는 애초 미즈호 쪽의 취소절차 잘못으로 시스템이 인식하지 못했다고 주장했지만 시스템 결함 때문으로 확인됐다. 제이콤 주식 61만주를 1엔에 판다는 잘못된 매도주문은 가격제한폭을 벗어난 것이어서 취소가 가능해야 했다. 그러나 도쿄증시 시스템은 이 주문을 57만2천엔이라는 하한가 매도로 자동 수정했다. 이 때문에 미즈호증권의 네차례에 걸친 취소 주문이 처리되지 않은 것이다. 현행 시스템은 이미 상장된 기업의 주식에 대해선 주문실수에 대한 제어장치가 마련돼 있지만, 신규상장 주식은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신규상장 주식은 통상 공모가보다 높은 가격대에서 거래가 이뤄지기 때문에 하한가 아래로 주문이 대량으로 쏟아지는 상황은 상정하지 않고 시스템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거래소 쪽은 미즈호증권이 사들이지 못한 9만6천여주에 대해선 강제 현금결제를 결정했다. 매수자들에게 주식이 아닌 현금차액을 지급하는 것이다. 현금결제는 1950년 이후 55년만이다. 가격은 첫날 종가보다 14만엔이 많은 주당 92만2천엔으로 결정됐다. 이에 따라 주문실수에 따른 손실은 405억엔으로 늘어났다. 손실의 상당부분은 거래소 쪽이 부담해야할 가능성이 높다.
거래소는 이미 지난달 1일에도 시스템 장애를 일으켜 오전 내내 거래가 중단된 바 있다. 증시의 생명선인 시스템의 관리능력에 대한 불신 고조로 최악의 위기를 맞게 됐다. 내년 중반으로 계획했던 거래소 상장에도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이미 사임 의사를 밝힌 쓰루시마 다쿠오 거래소 사장의 퇴진은 기정사실화됐다.
도쿄/박중언 특파원 park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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