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시가총액 최저치때 갑절
코스피지수(옛 종합주가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활황장세를 펼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중순 한때 324까지 추락했던 코스닥지수도 650선에 근접하는 등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다.
이에 따라 시가총액도 14일 62조원에 근접하면서 사상 최저치였던 올 초(31조9330억원)에 비해 거의 배 가까이 불어났다. 지수와 함께 시가총액도 최저치 당시에 비해 ‘따블 행진’을 구가하고 있는 것이다.
증권 전문가들은 코스닥시장이 최근 이처럼 기지개를 펴게 된 것이 지난 1999년 중순~2000년 초까지 불붙었던 코스닥 열풍 때와는 질적으로 다른 국면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아이티 거품 당시 너도나도 ‘묻지마 투자’에 나섰다가 깡통계좌로 전락했던 것과는 달리 올해 장세는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이 꾸준히 쌍끌이 행진으로 실적 우량주를 사들이는 등 유동성 측면에서 차원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올들어 조정 국면에서 외국인들은 코스피시장에서 썰물처럼 빠져나갈 때도 코스닥시장에서는 꾸준히 아이티 종목과 인터넷 및 엔트테인먼트 업종을 사들였다.
코스닥시장본부 집계를 보면 올들어 기관 투자자들은 3639억원을 사들였으며, 외국인은 7253억원의 누적 순매수를 기록했다. 특히 외국인은 코스닥 황제주로 등극한 엔에치엔 주식에만 모두 1460억원을 집중적으로 쏟아부었다.
신동민 대우증권 투자분석부 연구원은 “아주 비관적이었던 지난해 사정에 비춰보면 최근 코스닥 시장은 한마디로 ‘불닭’ 그 자체”라며 “조정국면을 거친다 하더라도 내수경기가 점차 회복되고 있는 점에 비춰 연말까지 지속적인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에 대한 근거로 △반도체와 핸드셋, 통신장비 등 아이티 업종의 4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남아있는데다 △최근 코스닥 종목에 투자하는 중소형 펀드가 설정돼 기관매수 여력이 늘어났으며 △미국 나스닥의 월간 상승률이 5.6%를 기록하는 등 글로벌 기술주의 강세가 지속되고 있는 점을 들었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실적 장세와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 아이티 업종의 연말 효과까지 감안한다면 700선까지 넘볼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불순한 대주주들이 급등세 때 주식을 대량으로 팔아치우고 잠적했던 전례가 많았던 만큼 투자자들이 이제는 테마주에 연연해 할 게 아니라 기업실적을 따져 옥석을 가리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최익림 기자 choi21@hani.co.kr
최익림 기자 choi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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