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 비중 확대” 일치
한국 증시는 관심 못받아
‘트럼플레이션’으로 채권 불리
만기 짧은 채권 편입한 펀드나
물가연동국채에 관심 둘만
뱅크론 펀드는 부도위험 주의
한국 증시는 관심 못받아
‘트럼플레이션’으로 채권 불리
만기 짧은 채권 편입한 펀드나
물가연동국채에 관심 둘만
뱅크론 펀드는 부도위험 주의
지난해 주요 국가들의 주가는 대부분 올랐고, 채권시장은 하반기 금리상승에 약세로 돌아섰다. 국내외 투자기관들은 올해 주식 비중을 늘리고 채권은 멀리하라고 말한다. 이에 안전자산에 무게를 두는 투자자들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2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을 계기로 세계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 미국 주식 vs 일본 주식 국내외 투자기관들은 올해 세계 경기 회복과 금리상승을 전망하면서 자산별 투자 비중을 ‘주식>원자재>채권’ 순으로 둬야 한다는 데 대부분 의견을 같이했다. 4일 국제금융센터가 취합한 자료를 보면,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올해 주식 비중을 늘리고 국채의 비중을 줄여야 한다고 권고했다. 하지만 올해 세계 주가는 한자릿수 상승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 중앙은행들의 통화완화 정책이 점차 힘을 잃는데다 정치적 불확실성도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어느 나라 주식에 투자해야 할지에 대해선 국내외 기관들의 의견이 갈렸다. 국내 증권사들은 대체로 미국 주식을 추천한 곳이 많았다. 미국의 경기회복이 가장 빠르기 때문에 ‘달리는 말에 올라타라’는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보았다. 반면 골드만삭스, 제이피모건 등 글로벌 투자은행은 일본을 가장 선호했다. 주가가 저평가된데다 강달러 영향에 따른 엔화 약세로 기업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에 대해선 국내 기관들과 달리 투자 비중 축소 의견이 우세했다. 달러 강세와 금리상승이 기업 이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상황인데도 다우지수가 2만선을 넘볼 만큼 시장이 너무 앞서갔다는 평가를 한다.
신흥국에 대해선 글로벌 투자은행 간에 투자 의견이 팽팽하게 갈렸다. 미국 경기회복에 따른 수출 개선을 들어 투자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쪽과 보호무역 강화와 미국발 금리상승에 취약해 비중을 줄여야 한다는 의견이 반반으로 갈렸다. 특히 아시아 지역에 대해선 축소 의견이 다소 우세했다. 한국 증시는 신흥국 불안이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를 샀다.
지난해 세계 금융시장에서 투자자들의 러브콜을 받은 곳은 이른바 ‘러브’라고 불리는 러시아와 브라질이었다. 자원 부국인 러시아와 브라질의 주가지수는 원유 등 원자재 가격 반등에 힘입어 각각 52.2%, 38.9% 올랐다. 국내 전문가들은 올해는 두나라 증시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유가 등 에너지 분야의 상승이 탄탄하게 이어질 가능성이 작다고 보기 때문이다.
■ ‘트럼플레이션’ 우려 속 채권 투자는? 연말에 채권형 펀드에선 자금이 대거 이탈했다. 지난해 11월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 이후 금리 급등세로 수익률이 큰폭 하락했기 때문이다. 시장금리가 오르면 채권가치는 그만큼 떨어져 평가손실이 발생한다. 따라서 금리상승기에는 채권을 직접 사들여 만기까지 보유하는 전략을 사용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현재 AA등급 3년만기 회사채 금리는 2%를 조금 넘는다.
지난해 국내 채권형펀드는 ‘트럼프 충격’에도 연간으로는 평균 1.42%의 수익률을 냈다. 유영재 삼성자산운용 채권운용본부장은 “3년만기 국채를 편입한 채권형 펀드가 손실을 보려면 국내 금리가 연간 0.5% 정도 올라가야 하는데 그게 쉽지는 않을 것”이라며 “원금회수기간에 해당하는 잔존 만기(듀레이션)가 짧은 펀드를 고르면 금리변동 영향을 덜 받게 된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 위험을 회피하도록 설계된 물가연동국채도 투자 대안으로 떠오른다. 원금이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연동돼 물가가 오르면 그만큼 원금이 불어나고 금리도 늘어난 원금에 적용해 계산된다. 미 물가연동채는 지난해 4.2%의 수익률을 냈다. 다만 일반 국채에 견줘 금리가 낮고 물가보다 금리 오름세가 가파르면 수익률이 하락할 수 있다는 게 단점이다.
금리상승으로 채권가격이 하락할 때 되레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상품도 있다. 국채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도록 설계된 상장지수펀드인 ‘코덱스인버스국채선물10년’은 지난해 미 대선일(11월8일) 이후 연말까지 2.7% 수익을 냈다.
지난해 인기를 끌었던 뱅크론은 신용등급이 BBB- 이하인 미국 기업들에 대한 은행 대출을 유동화한 채권이다. ‘3개월 리보금리(런던 은행 간 단기자금 금리)+가산금리’의 구조로 돼 있다. 리보금리가 1%를 밑돌아도 ‘1%+가산금리’를 준다. 리보금리가 1% 위로 올라오면 수익률이 높아진다. 지난해 말 리보금리(0.99817%)는 1%에 육박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 자료를 보면, 미국 뱅크론 채권의 부도율은 3% 초반이며 원금 회수율은 70%에 조금 못 미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한광덕 기자 k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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