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위원 만장일치로 0.25%p 올려 0.50~0.75%
달러화 강세…WTI 3.66% 떨어져 배럴당 51달러
달러화 강세…WTI 3.66% 떨어져 배럴당 51달러
미국 연방 기준금리가 예상대로 0.25%포인트 인상됐지만 내년 금리 인상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미국 증시가 하락했고 국제유가는 3% 넘게 급락했다. 15일 국내 증시도 하락 출발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연준)는 14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50%∼0.75%로 올리는 금리 인상을 위원 10명의 만장일치로 단행했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제로금리를 유지하다가 지난해 12월 0.25%의 금리 인상을 단행한 이래 1년 만의 인상 조치다. 연준은 회의 후 성명에서 "노동 시장 조건과 물가상승을 고려해 위원회는 목표금리를 올리기로 했다"며 "일자리 증가가 최근 몇 달간 견고했으며 실업률은 낮아졌다"며 금리 인상 배경을 밝혔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고용 극대화와 물가안정이라는 연준의 양대 목표를 향해 미국의 경제가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는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그는 "금리인상 결정은 분명히 (미국) 경제의 진전에 대한 자신감과 그런 진전이 계속될 것이라는 점, 그리고 (미국) 경제가 탄력적으로 회복되고 있다는데 대한 반영으로 이해될 수 있다"고 밝혔다.
연준 위원들은 앞으로 금리가 얼마나 오르고 내릴 것인지 개인적인 생각을 담은 표인 '점도표'를 통해 내년 1년간 3차례 금리 인상이 단행될 것을 시사했다. 지난 9월 연준 경제전망에서 내년에 두 번 정도의 인상 가능성이 제시된 것과 견주면 인상속도가 더 빨라질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옐런 의장은 "2017년 금리 인상 움직임은 매우 완만할 것"이라고 밝혔다. 옐런은 내년도 3차례의 금리 인상 전망 횟수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자의 확장적 재정정책이 영향을 미쳤느냐는 질문에 "내년도 금리 인상 전망을 변화시킨 변수 중 하나였을 수 있다. 일부 위원들이 재정정책의 변화 가능성을 다소 반영했다"면서도 "모든 위원이 그런 것은 아니다"고 답변했다.
옐런은 "미국 경제는 경기부양책이 필요없다"며 감세와 인프라투자를 골자로 한 트럼프의 경제정책에 비판적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트럼프 정부의 재정확대 정책과 관련해 "나의 전임자들과 나는 (과거) 실업률이 지금보다 상당히 높았을 때 재정 촉진책(재정정책을 통한 경기부양책)을 촉구한 바 있다"며 현재 실업률이 연준의 장기목표치보다도 약간 낮은 4.6%인 점을 고려하면 재정 촉진책이 고용을 극대화할 것 같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선진국 돈줄죄기가 본격화할지 주목된다. 미국이 내년 3차례 금리 인상을 시사한 데 이어 유럽중앙은행(ECB)도 내년 4월부터 자산매입 규모를 기존 800억 유로에서 600억 유로로 축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미국 기준금리가 시장의 예상보다 빠르게 인상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날 미국 뉴욕증시는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18.68포인트(0.60%) 하락한 19792.53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18.44포인트(0.81%) 밀린 2,253.28에, 나스닥 지수는 27.16포인트(0.50%) 떨어진 5,436.67로 마감됐다. 다우지수는 이날 연준의 금리인상 발표 후 50포인트 이상 오르며 장중 한때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으나, 곧바로 하락으로 돌아섰다. 이후 금리인상의 파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3대 지수의 하락 폭이 커졌다.
시장의 예측을 벗어난 연준의 '매파'적 발표에 달러화는 상승했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102.10으로 전날의 101.06보다 1.04(1.03%) 올랐다. 이에 따라 국제유가는 3%넘게 급락했다. 서부텍사스산(WTI)원유 선물은 이날 3.66% 하락한 배럴당 51.04달러를 기록했고 브렌트유도 3.27% 내린 53.90달러를 나타냈다.
한광덕 기자 k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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