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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증권

‘트럼프 경기부양 기대’는 시기상조

등록 2016-11-21 22:12

미 증시·금리 오르고 달러 강세
하나금융연 “재정 큰폭 확대 힘들어”
도널드 트럼프가 미 대통령에 당선된 뒤 시장은 보호무역과 폐쇄적 이민정책 등 그의 공약이 경제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하드 트럼프)은 제쳐놓고 인프라 투자로 인한 경기부양 기대(소프트 트럼프)에 주목해 움직이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소프트 트럼프에 대한 기대가 ‘시기상조’라며 우려를 드러내고 있다.

트럼프 당선 뒤 미 증시는 상승을 이어가고, 채권금리는 나날이 오르고 있다. 달러 또한 강세로 ‘1달러1유로’를 눈앞에 두고 있다. 트럼프는 1조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와 감세, 금융규제 완화를 공약했는데, 이에 따라 미국 기업의 이익이 늘고 경기가 부양될 것이라는 기대로 증권시장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또 확장적 재정정책으로 물가가 오르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 속도도 빨라질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면서 채권금리도 상승하고 달러도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이것이 ‘소프트 트럼프’에 대한 과도한 기대라는 우려의 시선도 나온다. 장보형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21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본래 인프라 투자나 감세 등은 의회의 지원이 필요한 영역이고 통화정책 역시 연준의 독립성, 상원의 인준권 등을 고려할 때 대통령 임의로 밀어붙이기 어렵다”고 언급해, ‘소프트 트럼프’는 실현에 제약이 많다고 짚었다. 이어 “트럼프가 당장 활용할 수 있는 수단은 무역정책이나 외교, 이민 등 ‘하드 트럼프’ 측면이 강하다”고 평가했다. 장 연구원은 또 “미국 경제가 이미 완전고용에 근접해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노믹스가 정부부채 급증과 인플레이션만 유발할 가능성,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인프라 투자 규모가 연간 단위로 보면 크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증권 박성현 연구원은 21일 보고서를 내 “트럼프의 인프라 투자 계획은 1조달러를 10년에 걸쳐 투자하겠다는 것으로 연간 1000억달러 정도로 봐야 한다. 이는 2016년 중국 정부가 발표한 8800억달러 인프라 투자 계획이나 미국 3차 양적완화 시절 연간 채권매입금액인 1조200억달러에 한참 못 미치는 규모”라고 지적했다.

박 연구원은 “내년에 당장 미국의 재정지출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기 힘들다. 향후 금리와 달러화지수 상승 속도는 둔화하거나 일부 되돌림 과정이 나올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김효진 기자 ju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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