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영향보다 심리 악화로 실물경기 위축 우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등 정치적 불확실성 확대로 국내 4분기 경제성장률 둔화폭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국제금융센터가 지난 1일 발간한 ‘한국경제에 대한 해외시각’ 보고서를 보면,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정치적 불확실성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제한적이지만 민간 심리를 위축시켜 4분기 실물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봤다. 씨티그룹은 2002~2014년 중 한국 내 주요 5개 정치적 사건이 주식·외환·채권시장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이 사건들 발생 뒤 1주일간 코스피지수는 평균 0.6% 하락했고 원-달러 환율은 0.1% 절하된 데 그쳤다는 것이다. 씨티그룹이 꼽은 5개의 정치적 사건은 2002년 6월 김대중 대통령의 차남 김홍업씨 구속, 2004년 3월 노무현 대통령 탄핵소추 법안 국회 통과, 2009년 5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2012년 7월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전 의원 구속, 2014년 4월 세월호 침몰 등이다.
그러나 씨티그룹과 바클레이즈는 “실물경제 측면에서는 전반적인 민간 심리가 위축되면서 4분기 성장률 둔화폭이 커지고 경기회복세가 지연될 소지가 있다”고 봤다. 바클레이즈는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라 당분간 정책의 주안점이 경기 안정에 맞춰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씨티그룹·블룸버그 등은 국회의 내년도 정부 예산안 심사가 지연되고 기업구조조정과 경제개혁 추진 여력이 제한될 수 있고,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효진 기자 ju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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