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정치적 혼란
국외선 미국 대선 불확실성·달러 강세 우려
3분기 기업실적 삼성전자 빼면 나쁘지 않아
월말 ‘블프’ 등 소비 증가·유가 반등 기대감
국외선 미국 대선 불확실성·달러 강세 우려
3분기 기업실적 삼성전자 빼면 나쁘지 않아
월말 ‘블프’ 등 소비 증가·유가 반등 기대감
증권사들이 코스피지수가 11월에도 박스권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예측했다. 월 초 각 국 통화정책회의가 줄줄이 이어지는 데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한국 정치상황도 불안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월말엔 중국과 미국 중심으로 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3분기 기업 실적도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큰 폭 하락하진 않아 추후 상승 흐름은 기대해 볼 만 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최근 코스피지수는 이렇다 할 상승동력을 찾지 못한 채 10월31일엔 전날보다 11.23(0.56%) 떨어진 2008.19로 마감됐다. 갤럭시노트7 발화 문제 등으로 2000선을 이탈한 9월 중순 이래 최저치다. 증권사 투자전략 부문 연구원들은 11월에도 코스피지수가 1950~2100선 수준의 박스권(일정한 범위에서 오르내림)을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11월 초엔 국내외 통화정책회의들이 산적해 있어 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투자하기보다는 통화정책방향을 지켜보는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11월1일에는 일본은행(BOJ)의 금융정책회의가 열릴 예정이고, 2일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3일엔 영국은행(BOE)의 통화정책회의, 11일엔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린다. 이 중 가장 주목되는 것은 미 연준 회의 결과다. 시장에선 대선을 불과 6일 앞둔 이 날 회의에선 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회의 뒤 성명문 등을 통해 나올 12월 인상 전망과 향후 인상속도를 가늠할 수 있는 ‘신호’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11월8일에는 미국 대통령 선거가 치러진다. 트럼프의 성폭력 파문 이후 클린턴의 승리가 점쳐지는 상황이지만, 미 연방수사국(FBI)이 클린턴의 이메일 스캔들을 재수사하기로 해 경계감이 높아졌다. 예상 외로 트럼프 당선 땐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는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도 높은 상황이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10%대까지 하락한 상태로 레임덕이 가시화되고 있으며, 외신 보도도 이어지고 있다. 다만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레임덕 우려 등으로 투자심리가 일부 위축됐지만, 우리나라는 기본적으로 수출의존도가 높은 데다, 현 정부는 주변국과 달리 확장적 재정정책이나 통화정책에 소극적이었다. 정부 정책 자체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았던만큼, 정책 공백에 따른 영향도 최소화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최근 두드러진 달러 강세에 대한 우려도 남아 있다. 미 기준금리 인상 우려, 영국의 하드 브렉시트 우려로 인한 파운드화 약세로 인해 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달러인덱스)는 지난 3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라왔다. 이에 따라 원-달러 환율은 9월말 달러당 1101.3원에서 10월31일 1144.5원까지 상승(원화가치 하락)했다. 김정현 아이비케이(IBK)투자증권 연구원은 “11월 미국 대선 및 12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 하드 브렉시트 우려 등 대외 변동성 확대 요인이 다수 존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단기적으로 원화 약세 추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원화가 약세 추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은 외국인의 환차손에 대한 우려를 키우며 대외 불확실성과 함께 순매도 지속 가능성이 높이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향후 상승 가능성은 열어 놓은 곳들도 많았다. 3분기 기업실적의 경우는 갤럭시노트7 판매 중단 등으로 인해 전망치가 하락한 상태지만, 삼성전자를 제외할 경우 하락폭이 크지는 않다는 의견이 나온다. 마주옥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기발표될 실적과 예상치를 종합한 코스피 상장기업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1개월 전보다 8.7% 하락했지만, 일회성 충격이 발생한 정보통신(IT) 섹터를 제외하면 하향조정폭은 2%에 그친다. 과거 평균보다 하향 조정 강도가 세지 않다”며 “올해 실적 개선세가 주가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가격 매력도도 크다. 국내 증시의 재평가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고승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도 “중국의 생산자물가가 4년8개월만에 상승하는 등 중국의 공급 과잉 산업들의 구조조정 효과가 가시화되고 국제 유가 등 주요 상품 가격의 하락세가 멈추면서 신흥국 경기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점은 코스피의 중기적 상승 여력이 확대됐다는 점을 의미한다”고 봤다.
가깝게는 11월 중순부터 시작될 중국과 미국의 연말 소비 성수기가 증시 상승 동력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11월11일에는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불리는 광군제, 11월 넷째주부터는 미국 최대 쇼핑 성수기인 추수감사절 연휴, 블랙프라이데이, 사이버먼데이가 줄줄이 자리해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중국의 소비확대가 고용과 기업매출 확대, 글로벌 수출 강화로 이어져 글로벌 경기에 대한 기대감을 자극해 글로벌 증시 상승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연말 증시를 가늠하는 데 있어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효진 기자 ju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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