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에도 코스피 상장사들은 매출은 정체되고 이익만 느는 불황형 흑자 구조를 벗어나지 못했다.
16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가 집계한 코스피시장 12월 결산 상장사 514곳의 올해 상반기 실적(연결 기준)을 보면, 매출액은 804조550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64% 증가하는 데 그쳤다. 총 매출액의 12% 이상을 차지하는 삼성전자를 제외할 경우 매출액 증가율은 0.01%에 그쳤다.
반면 이익은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 코스피 상장사 영업이익은 62조9014억원, 순이익은 47조1978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각각 14.44%, 20.17% 늘었다. 상반기 ‘깜짝 실적’을 낸 삼성전자를 제외해도 전년 동기 대비 코스피 상장사들의 영업이익은 14.24%, 순이익은 24.92% 늘었다. 부채비율은 116.72%로 지난해 말 대비 3.53%포인트 감소했다.
기업 이익 증가는 유가를 비롯한 원자재값 하락과 구조조정 등 비용 절감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에는 원-달러 환율이 1100원선에서 공방을 벌이는 등 원화 강세가 두드러졌지만, 연초에는 원화가 약세를 보여 수출 기업의 이익 개선에 도움이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삼성전자처럼 이익뿐 아니라 외형 성장도 이뤄낸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기업은 글로벌 수요 부진으로 외형 성장(매출 증대)으로는 나아가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상반기까지는 비용 절감으로 인한 실적 개선이 이뤄졌지만, 최근 소비경기 주도로 미국 경기에 회복 흐름이 보이고, 중국 경제도 바닥에서 고개를 들고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추가 경기부양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라며 “이런 거시경제 흐름에 힘입어 3분기 실적이 질적으로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코스닥 상장사들의 경우 매출과 이익이 고르게 증가했다. 코스닥협회와 한국거래소가 함께 집계한 코스닥 상장사 683곳의 상반기 매출액은 65조892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4.33% 증가했다. 상반기 영업이익은 3조6145억원, 순이익은 2조537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9%, 4.32% 늘었다.
김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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