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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증권

엔화의 장기 강세가 시작됐다

등록 2016-06-23 14:56수정 2016-06-23 21:18

이종우의 흐름읽기
주식시장이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와 미국 금리 인상에 빠져 있는 사이 다른 곳에서 변화가 일어났다. 엔-달러 환율이 104엔까지 떨어졌다. 6월에 발생하는 여러 이벤트를 피하기 위해 돈이 안전자산으로 이동한 게 원인이었다.

지금 엔화는 고점을 확인하고 하단을 향해 내려가고 있는 상황이다. 1984년 프라자 협정 이후 30년 가까운 시간 동안 엔화는 최저 70엔대 중반에서 최고 130엔 사이에 머물러 있었다. 1994년에 한 번 140엔대 중반까지 오른 적이 있었는데, 이는 아이티(IT)버블로 인해 두 나라의 성장률과 금리 격차가 유례없이 벌어진 때문으로 일반화하기어렵다.

아베노믹스로 약세를 계속하던 엔화가 작년 8월 달러당 130엔을 넘지 못하고 강세로 전환되고 말았다. 미국과 일본의 경제 상황을 고려할 때 추가적인 엔화 약세가 어렵다고 판단한 때문이었다. 당시 일본은 1%내외까지 성장률이 회복된 반면 미국은 경기 둔화가 막 시작되고 있었다. 올해 4월에 일본은행이 정책 속도를 높이기 위해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엔화 강세를 막지 못했다. 정책이 힘을 잃었기 때문인데 앞으로 엔화 강세 추세가 뚜렷해질 것 같다.

엔화의 방향에 따라 일본과 경쟁관계에 있는 우리 기업들의 수익성이 변한다. 자동차가 대표적인데, 금융위기 이후 현대차 주가가 20만원까지 상승한 배경에는 700원대였던 원-엔 환율이 1400원까지 올라간 영향도 있었다.

이런 직접적인 부분 외에 환율로 인해 해외투자가 영향을 받는 것도 생각해야 한다. 경제가 저성장-저금리로 바뀌면 해외 투자의 중요성이 커진다. 유동성이 늘어난 반면 금리가 낮아져 국내 자산만으로는 투자자금을 모두 흡수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일본도 비슷한 변화를 겪었다. 2000년 이후 일본의 펀드 동향을 보면, 국내 주식형 펀드 증가액이 2000년 9조엔에서 2011년에는 4조엔으로 줄어들었다. 반면 해외 채권 펀드 잔고는 3조엔에서 35조엔으로 10배 넘게 늘었다. 국내 자산이 흡수할 수 있는 유동성 규모가 한정돼 있어 해외 투자 규모가 크게 늘어난 때문이다. 해외 투자활성화는 투자 대상과 투자국가가 늘어나는 걸 의미하는데, 어떤 지역에 투자할 것인가를 결정하는데 있어 환율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환율은 장기적인 흐름이 중요하다. 한번 추세가 정해지면 3~4년 동안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아서다. 엔화가 이미 장기 강세로 들어간 것 같은데 이런 변화는 글로벌 자금 흐름부터 국내 유동성의 해외 투자까지 모든 것에 영향을 준다. 달러 강세가 약해지면서 국제 통화 시장이 새롭게 짜여질 수 밖에 없는데 엔, 유로 같은 선진국 통화의 강세가 예상된다.

이종우 아이비케이(IBK) 투자증권 리세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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