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증권

“득 볼 것 없다” 자진 상장폐지 잇따라

등록 2016-05-11 19:48수정 2016-05-11 19:48

경남에너지 “자금조달 필요 없어”
외부견제 약화로 부정적 영향 우려
상장 기업들의 자진 상장폐지가 잇따르고 있다. 상장 실익이 없다는 게 주된 이유지만 상장폐지 때는 외부 견제 기능이 약화돼 기업의 장기적 성장에는 부정적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일 상장폐지가 결정된 경남에너지 주가는 11일 전날보다 153.66%나 뛰어 2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정리매매가 시작된 지 이틀 만이다. 주가가 뛴 이유는 경남에너지가 부도 등의 이유로 상장폐지를 당한 게 아니라 되레 건실한 기업이라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 기업은 실적이 좋아 더 이상 자본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할 필요성이 없다며 스스로 상장폐지를 신청했다.

상장폐지가 강제로 이뤄질 경우 주식이 ‘휴지조각’이 되지만 경남에너지의 경우에는 상장폐지 이후 비상장 시장에서 비싸게 거래될 수 있고 배당도 기대할 수 있다. 물론 정리매매 기간에는 가격제한폭(하루에 30% 이상 주가가 오르거나 내리지 않도록 제한)의 적용 없이 거래가 이뤄지기 때문에 이를 노린 투기 수요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경남에너지 주식은 18일까지 정리매매를 마치고 19일 상장폐지될 예정이다.

경남에너지는 상장폐지 신청의 이유를 “상장의 실익이 없기 때문”이라고 공시했다. 자금 조달 실익은 없는데 공시 인력 부담 등 상장유지 비용을 꾸준히 들이며 상장을 유지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최근 5년간 자진 상장폐지는 한해 2~5건씩 꾸준히 이어졌다. 현재 코스닥 상장사인 아트라스비엑스(BX)도 상장폐지를 위해 주식을 공개매수 중이다. 자진 상장폐지를 위해서는 대주주 쪽(회사·특수관계인 포함)이 95% 이상의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

기업들이 내세우는 자진 상장폐지 사유는 대개 상장사에 더 까다롭게 적용되는 공시요건을 비롯한 상장유지비용 부담이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다른 나라에 비해 상장유지비용 자체가 크다기보다는 상장 실익이 적다고 지적한다. 상장의 가장 큰 이점은 유상증자 등을 통한 시장에서의 자금조달인데, 한국의 경우 자본시장이 덜 활성화 돼 자금조달 수단으로 은행 대출이 더 선호된다는 것이다. 비상장사의 경우 공시가 줄어들 뿐 아니라 사외이사 선임도 필수가 아니어서 대주주는 외부 경영 감시에서도 상장사보다 자유로울 수 있다.

그러나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상장폐지 때는 외부로부터의 모니터링 기능이 약화된다. 오너의 한 번의 잘못된 결정으로 회사가 큰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 길게 보면 외부 견제가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여준다는 것이 학계의 대체적 의견”이라고 말했다.

김효진 기자 july@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상·하위 10% 가계 소득 격차 첫 2억 넘겨…국민도 기업도 양극화 1.

상·하위 10% 가계 소득 격차 첫 2억 넘겨…국민도 기업도 양극화

매일 2740원, 매일 2025원…각양각색 ‘소액 적금’ 유행 2.

매일 2740원, 매일 2025원…각양각색 ‘소액 적금’ 유행

공정위 “KG그룹, 하도급 현금성 결제 비율 가장 낮아” 3.

공정위 “KG그룹, 하도급 현금성 결제 비율 가장 낮아”

CJ, 티빙·웨이브 합병 속도전…KT·SBS가 변수 4.

CJ, 티빙·웨이브 합병 속도전…KT·SBS가 변수

참사 후속 조처…제주항공 “3월 말까지 국내·국제선 1116편 감편” 5.

참사 후속 조처…제주항공 “3월 말까지 국내·국제선 1116편 감편”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