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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증권

견고한 박스권…천장 뚫기엔 힘 부친 듯

등록 2016-04-07 19:57수정 2016-04-07 21:24

이종우의 흐름읽기
신흥국 통화 강세와 유가 상승을 발판으로 2000까지 올랐던 종합주가지수가 더 이상 전진을 못하고 있다. 2주 넘게 옆걸음을 한 후 조금씩 하락해 상승 동력이 약해진 게 아닌가 하는 우려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외국인 순매수와 원-달러 환율 추이
외국인 순매수와 원-달러 환율 추이
원-달러 환율이 한때 1140원대까지 하락하면서 외국인들이 조심스러워졌다. 자칫하다가는 환차손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주가 상승이 클 경우 환율은 중요한 고려 대상이 안 된다. 주가가 환율 변동을 압도해 버리기 때문이다. 지난 6년간 주가 변동폭은 17%였다. 올 들어서는 10%를 간신히 넘을 정도로 폭이 좁아졌다. 반면 지난 한 달 사이에 원-달러 환율이 8%가까이 절상됐다. 외국인 입장에서 최고의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그 덕분에 3월 한 달 동안 3조5000억원에 이르는 외국인 매수가 이뤄졌다. 만약 반대 상황이 벌어져 원화가 절하된다면, 주가가 크게 오르지 않는 한 외국인들이 손실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 주가 상승을 이끌었던 힘이 반대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등도 충분히 진행됐다. 유가가 바닥에서 60% 상승했다. 최고점 대비해 여전히 낮다고 얘기할 수 있지만 그건 맞는 생각이 아니다. 배럴당 20달러대에서 석유를 산 사람도 있을 텐데 가격은 그들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신흥국 통화 대부분이 지난해 말보다 절상됐다. 주가 상승률도 연초 대비 (+)로 돌아섰다. 더 이상 가격이 낮아서 매력적이라는 얘기를 할 수 없게 됐다.

주가가 상승하려면 새로운 동력이 필요하다. 실적이 그것일 텐데 1분기 실적이 기대보다 좋을 경우 추가 상승해 2050에 육박하는 상황이 벌어지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2000을 고점으로 다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운송·조선·철강 등 대형주를 중심으로 10% 가까이 이익 전망이 개선되고 있는 반면 중소형주는 1% 안팎의 이익 감소가 예상되는 등 수익이 악화되고 있는 추세임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종합주가지수가 2000을 넘지 못하고 조정에 들어간다면 이는 단기 시장뿐 아니라 중장기 흐름에서도 적신호가 될 것이다. 과거보다 박스권의 고점이 낮아지면서 바닥을 두드리는 횟수가 많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지수가 위치해 있는 박스권은 6년간 계속돼 온 틀이다. 이렇게 장기에 걸쳐 만들어진 구조가 바뀌려면 박스권을 뚫기 위한 수차례 시도가 있어야 한다. 위든 아래든 마찬가지인데, 고점이 낮아지는 건 바닥을 뚫기 위한 시도가 빈번해지고 있다는 신호가 된다. 반대로 저점이 높아지는 건 천장을 뚫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시장이 만만치 않다. 1분기 같이 극심한 변동은 없겠지만 힘이 넘치는 상황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종우 아이비케이(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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