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한달간 중국 주가가 22.6% 하락했다. 글로벌 주식시장이 약세였던 게 원인이었지만, 같은 기간 선진국 시장의 하락률이 5% 내외, 신흥국도 10%를 넘는 나라가 없었던 걸 감안하면 중국시장이 얼마나 심각한 상태였는지 알 수 있다. 더 안 좋은 건 작년까지는 중국 주식시장이 떨어질 때마다 전세계 시장도 같이 하락한 반면, 이제는 중국만의 하락으로 좁혀졌다는 사실이다. 주가 하락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면서 중국 시장의 하락이 깊어지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중국 주가 하락의 원인은 몇 가지로 정리된다. 우선 정책 실패다. 작년 8월 중국 정부가 주가 하락을 저지하기 위해 나섰다. 그 결과 상해종합지수를 3000에서 막는데 성공했다. 문제는 주가 하락이 멈췄음에도 불구하고, 원인이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정책이 약해질 때마다 하락 압력이 세졌고, 저지선이 뚫리자 주가가 급락하고 말았다.
기업 이익도 좋지 않았다. 2015년 상반기 금융업을 제외한 중국 상장 기업의 영업이익은 1년전에 비해 13% 줄었다. 영업 적자를 기록한 기업도 전체 분석대상의 20%로 2009년 이후 최고치였다. 실적 둔화는 투자 지표에 영향을 미쳤는데 상하이 A주식의 주당순이익이 고점 대비 10% 정도 낮아졌다.
경제적으로는 고도 성장이 끝난 데 따른 후유증이 문제다. 일본과 우리나라 모두 고도성장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주식시장이 장기간 침체됐던 경험을 가지고 있다. 일본은 1차 오일 쇼크 직후가 그 시기에 해당하는데, 주가가 1974년부터 1977년까지 4년간 조정을 받았다. 우리 시장은 그 영향이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1989년 종합주가지수가 처음 1000에 도달한 이후 이 지수대를 완전히 벗어나는데 16년이 걸렸는데, 당시가 고도성장이 끝나던 시기였다.
자금 유출도 문제가 되고 있다. 중국의 투자수지는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분기부터 작년 3분기까지 7400억 달러 늘었다. 2014년 4분기부터 이 흐름이 바뀌기 시작해 작년 말까지 4분기 동안 2700억달러가 빠져나갔다. 주식투자 자금도 마찬가지다. 작년 4분기부터 본격화된 외국인 매도가 주가 하락과 맞물리면서 규모가 커지고 있다.
중국경제는 당분간 활력을 찾지 못할 걸로 전망된다. 실적 부진 및 재무 구조 취약 기업의 상황도 개선되기 힘들다. 국유기업의 실적 부진이 특히 심한데 이들을 중심으로 구조조정 이슈가 제기될 가능성이 있어 이익 감소가 불가피하다.
상해종합지수가 2600까지 하락했지만 아직 바닥에 도달한 것 같진 않다. 당분간 상승을 기대하기 힘들다. 작년 말에 비해 중국 주가 하락의 영향력이 약해진 게 사실이지만, 우리 시장이 상승 전환하는데 걸림돌이 되는 것까지 막을 수는 없다.
이종우 아이비케이(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