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조2천억 늘어 100조 육박
항셍지수 국제유가 바닥 판단
손실위험 낮춘 상품출시도 영향
항셍지수 국제유가 바닥 판단
손실위험 낮춘 상품출시도 영향
주가연계증권(ELS)과 기타파생결합증권(DLS)를 포함한 파생결합증권 잔고가 100조원에 다가섰다. 지난달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 폭락으로 위험성이 부각됐는데도 1월 한달간 잔고는 오히려 1조2000억원 늘었다.
1일 예탁결제원 통계를 보면, 1월말(1월29일) 기준 파생결합증권 잔액은 99조6109억원으로 지난해 12월말(98조4088억원)보다 1조2021억원 늘었다. 지난해 11월말~12월말 잔고가 6365억원, 10월말~11월말 잔고가 2885억원 늘어난 데 견줘 증가폭도 커졌다. 주가연계증권 잔액은 12월말 66조9922억원에서 1월말 68조649억원으로 1조727억원 늘었다. 1월 중 홍콩H지수가 7835.64까지 내려앉자, H지수를 기초로 한 주가연계증권 가운데 3조원가량이 녹인 구간(손실가능구간)에 접어든 것으로 추정돼 위험성이 부각됐는데도 잔고가 늘었다. 기타파생결합증권 잔액도 12월말 31조4166억원에서 1월말 31조5460억원으로 1294억원 늘었다. 역시 원유 값 하락으로 이를 기초로 한 기타파생결합증권의 손실이 우려됐는데도 투자금이 들어왔다.
전문가들은 기초자산 가격이 떨어져 위험성은 부각됐지만, 오히려 이 시기를 투자기회로 삼는 수요가 들어왔다고 본다. H지수가 더 이상 급락하지 않고 8000선 정도에서 저점을 찾은 것으로 보고 상품에 가입한다는 것이다. 1월 중 배럴당 30달러선이 무너졌던 국제유가도 바닥이 확인됐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최동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주가연계증권은 지금처럼 변동성이 클 때 약정수익률이 더 높아진다. 마땅한 대안 투자처도 없다. H지수가 본격 반등할 때까지는 잔고가 대폭 늘진 않겠지만, 자금은 꾸준히 유입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기초자산 가격이 하락하자 조기상환이 안돼 그저 쌓여있는 물량이 늘면서, 가입이 소폭 늘어도 잔고가 증가하는 상황이다. 1월 주가연계증권 조기상환액은 4473억원, 기타파생결합증권 조기상환액은 467억원으로 최근 1년간 최저 수준이다. 더불어 증권사들이 녹인이 없는 구조의 주가연계증권 등 손실위험을 낮춘 상품 출시에 나선 것도 한 요인으로 꼽힌다.
김효진 기자 ju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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