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핵실험 소식이 알려진 6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케이이비(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한 직원이 원-달러 환율 추이를 살펴보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북 핵실험에도 코스피 0.26%↓ 선방
달러당 원화값은 9.9원 올라 출렁
전문가들 “대북 리스크 이미 반영”
금융당국 긴급회의 “영향 제한적”
달러당 원화값은 9.9원 올라 출렁
전문가들 “대북 리스크 이미 반영”
금융당국 긴급회의 “영향 제한적”
북한의 수소폭탄 실험 소식이 전해진 6일 국내 금융시장의 반응은 차분했다. 대북 리스크가 이미 시장에 반영된데다 과거 수차례의 핵실험, 미사일 발사 등에서 얻은 학습효과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코스피지수는 이날 전날보다 5.1(0.26%) 하락한 1925.43으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전날보다 3.72(0.19%) 오른 1934.25로 출발했지만 개장 직후 소폭 하락세로 돌아섰고, 오전 11시께 북한의 수소폭탄 실험 가능성이 알려지면서 낙폭을 키워 한때 1911.61(0.98%)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오후 들어 기관의 매수세가 강해지면서 소폭 반등해 마감됐다. 외국인은 이날도 1094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지난달 2일부터 연속 매도세를 이어갔지만, 순매도 규모는 중국 증시가 폭락한 4일(1572억원)에 비해 크지 않았다. 기관도 806억원어치를 순매도했고 개인만 1072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다만 이날 달러 대비 원화값은 9.9원 오른 1197.9원에 마감돼 4일(15.2원 상승)을 제외하고는 지난달 8일 이래(10.4원 상승) 상승 폭이 가장 컸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0.004%포인트 내린 연 1.639%로 마감됐다.
전문가들은 대북 리스크에 더 이상 한국 금융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북한의 위협 자체는 이미 ‘코리아 디스카운트’로 광범위하게 선반영돼 있고, 단기적 영향만 미친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동안 북한 리스크에 대한 시장의 반응을 보면, 2006년 10월9일 북한의 1차 핵 실험 당시 코스피지수는 당일 2.4% 하락했지만, 사건 발생 일주일 뒤에는 사건 발생 전날 수준으로 회복했다. 2013년 2월12일 3차 핵 실험 당일에도 코스피는 0.26% 하락했고, 바로 다음날 1.3% 상승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북한 리스크는 과거에도 증시에 미미한 영향을 미쳤을 뿐이다. 더구나 한국 경제의 기초 여건과 관련한 사건이 아니기 때문에 영향력이 제한적이다. 다만 이번 실험은 의례적인 수준이 아니라 미증유의 사건이기 때문에 지정학적·외교적 리스크로 번질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환율 움직임도 북한의 수소폭탄 실험보다는 인민은행의 위안화 절하에 더 큰 영향을 받았다는 해석이다. 김용준 국제금융센터 외환팀장은 “최근 원화 환율은 위안화 환율과 움직임을 같이하는 경향을 보인다. 인민은행이 매일 아침마다 환율을 고시하는데 이날 시장 예상보다 약세로 고시되다보니 원화도 약세로 나타났다. 북한 핵 실험은 소폭 영향을 미친 정도”라고 말했다.
한편 중국 상하이지수는 2.25% 오른 3361.84, 일본 니케이지수는 0.99% 하락한 18191.32로 거래를 마쳤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긴급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과거 북한 관련 이슈 발생 때 우리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일시적이고 제한적이었다. 이번 핵 실험도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연초부터 중국 증시 급락·중동발 악재 등으로 시장이 과민한 상황에서 추가 핵 실험 가능성 등 불확실성이 지속될 경우 단기적으로 국내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은 있다”고 밝혔다. 한국은행도 긴급 통화금융대책반회의를 열고 “과거와 마찬가지로 북한 핵 실험 발표가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김효진 기자 july@hani.co.kr
역대 대북 리스크와 증시 반응
이날 오후 정찬우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북핵과 관련해 긴급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어 참석자들을 기다리며 생각에 잠겨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이슈사드 배치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