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대적 인수·합병 공방 가열
중견 해운업체 세양선박을 둘러싼 적대적 인수·합병 논란이 17일 증권가를 뜨겁게 달궜다.
이 회사 최대주주인 세븐마운티그룹 임병수 회장과 지난 14일 장마감 뒤 이 회사 주식 2천만5천주(18.14%)를 전격적으로 취득한 에스앤티(S&T)중공업 (옛 통일중공업) 최평규 회장이 업계의 대표적인 인수·합병 전문가로 통하기 때문이다.
단순 투자목적이라고 최 회장 쪽은 밝혔지만, 증권가에서는 적대적 인수·합병 가능성이 제기된 뒤 지난 7일부터 주가가 연속상승하면서 39%나 급등했다. 또 17일까지 매수주문만 2700만주 가량 쌓이는 등 장세가 하루종일 요동쳤다.
이와 관련해 세븐마운틴그룹 쪽은 17일 이사회를 열어 보통주 873만3625주를 제3자 배정 방식으로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이는 총 발행주식 수의 7.84%에 해당하는 물량으로, 경영권 방어를 위한 자구책인 셈이다.
또 1천만달러 규모의 전환사채(CB) 발행과 함께 자회사인 진도의 2천만달러 규모 전환사채 발행도 결의한 뒤 이를 공시했다.
유상증자 물량은 향후 1년간 유리자산운용이 설정한 펀드에 배정돼 전량 보호예수될 예정이며, 신주가 발행될 경우 유리자산운용이 설정한 펀드의 지분은 약 8%에 이른다고 회사 쪽은 밝혔다.
실제로 세양선박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가 성공하게 되면 최 회장 쪽 지분율은 종전의 18.14%에서 16.66%로 줄어드는 반면, 세븐마운틴그룹 쪽은 3자 배정된 우호지분 7.84%를 포함해 총지분율이 31.33%로 종전의 25.48%보다 크게 높아지게 된다.
그러나 세양선박은 이날 유리자산운용 쪽이 공시발표 뒤 제3자 배정방식 유상증자를 위한 사모펀드를 만들지 않겠다고 밝혀 뜻밖에 부정공시 논란에 휩싸였다.
유리운용 관계자는 “세양선박의 대주주인 세븐마운틴 쪽이 한 증권사를 통해 유상증자 참여를 권유한 적은 있으나, 거부 의사를 분명히 전달했는데도 엉뚱한 공시가 났다”며 “세양선박 쪽이 우리 쪽의 강력한 항의를 받고 18일 번복공시를 낼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금융감독원 쪽은 “일단 세양선박과 에스앤티중공업 사이 인수·합병 공방 사항을 주시하고 있다”며 “사후적으로 문제가 되면 금융기록과 공시기록을 근거로 부정공시 부분에 대한 조사를 펼 방침”이라고 밝혔다. 최 회장 쪽이 세양선박 주식을 추가로 매입해 적대적 인수·합병으로 치달을지, 아니면 공동경영 또는 시세차익을 거두는 것으로 만족할지에 증권가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해 에스티엑스(STX)그룹의 지주회사인 ㈜에스티엑스 지분을 9.94%까지 사들인 뒤 시장에 인수·합병설이 퍼지면서 주가가 뛰자 이를 곧바로 되팔아 차익을 실현한 뒤 지분율을 4.52%까지 낮춘 전례가 있다. 최익림 기자 choi21@hani.co.kr
유리운용 관계자는 “세양선박의 대주주인 세븐마운틴 쪽이 한 증권사를 통해 유상증자 참여를 권유한 적은 있으나, 거부 의사를 분명히 전달했는데도 엉뚱한 공시가 났다”며 “세양선박 쪽이 우리 쪽의 강력한 항의를 받고 18일 번복공시를 낼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금융감독원 쪽은 “일단 세양선박과 에스앤티중공업 사이 인수·합병 공방 사항을 주시하고 있다”며 “사후적으로 문제가 되면 금융기록과 공시기록을 근거로 부정공시 부분에 대한 조사를 펼 방침”이라고 밝혔다. 최 회장 쪽이 세양선박 주식을 추가로 매입해 적대적 인수·합병으로 치달을지, 아니면 공동경영 또는 시세차익을 거두는 것으로 만족할지에 증권가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해 에스티엑스(STX)그룹의 지주회사인 ㈜에스티엑스 지분을 9.94%까지 사들인 뒤 시장에 인수·합병설이 퍼지면서 주가가 뛰자 이를 곧바로 되팔아 차익을 실현한 뒤 지분율을 4.52%까지 낮춘 전례가 있다. 최익림 기자 choi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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