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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증권

급등한 선진국 주가, 이젠 무거운 짐

등록 2015-09-17 20:27

이종우의 흐름읽기
중국 경기 둔화나 미국 금리 인상만큼 부담스러운 게 선진국 주가다. 지난 2009년 이후 6년 반 동안 미국 주식시장이 3배 올랐다. 상승률만 보면 경제 호황기였던 1990년대보다 높다. 유럽도 마찬가지다. 재정 위기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배 가까이 올랐다. 특히 독일은 미국보다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양적 완화가 발표된 지난해 10월 이후 6개월 동안에만 44%가 상승할 정도였다.

경제가 주가 상승을 뒷받침하고 있다면 문제될 게 없다. 미국은 그나마 2%대 성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유럽은 1년 전까지 마이너스 성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경제로 주가 상승을 설명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제기되는 게 당연하다. 기업 이익도 우호적이지 않다. 2010년 이후 미국 기업들이 사상 최고 이익을 기록하고 있지만, 거시지표와의 괴리 때문에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유럽은 더 답답하다. 영국, 프랑스 등 상당수 국가의 이익이 지난 5년간 정체되거나 소폭 줄었다.

그런데도 주가가 상승했다. 과거에 보지 못했던 패턴이어서 투자자들은 상승 원인의 상당 부분을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에서 찾았다. 금리와 유동성 정책이 바뀔 경우 주가가 요동을 칠 수 있는 환경이 된 것이다. 미국 금리 인상이 이런 우려가 현실화하는 도화선 구실을 했고, 과거 금리 인상기에 비해 주가 반응이 민감하게 나타났다.

지난 1년간 미국 금리 인상과 신흥국 불안 그리고 선진국 주가 움직임은 두 단계로 진행됐다. 1차는 주로 신흥국에서 반응이 나타났다. 신흥국 환율이 약세가 되고 주가가 하락했지만 선진국 주가는 상승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가 그 기간에 해당한다. 2차 반응은 올해 8월부터 시작됐다. 신흥국과 선진국의 주가가 동시에 하락했다. 1차 때만 해도 신흥국에서 선진국으로 자금 이동을 통해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유동성 축소 우려가 해소됐지만, 2차 때에는 이 부분이 작동하지 않은 것이다. 자금 이동 효과보다 고주가에 대한 부담이 더 커 선진국 주가도 견뎌내지 못한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중국 경기 둔화와 미국 금리 인상 우려가 사실 이상으로 영향력을 발휘한 것도 선진국 주가의 구실이 컸다. 주가에 대한 부담이 약한 고리를 통해 먼저 나타난 것이다. 이제는 선진국 주가 부담을 어떻게 덜어내느냐가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대세 상승의 마지막에는 유동성에 따른 버블화 과정이 나타난다. 지난해 11월에 양적 완화를 재료로 주가가 40% 넘게 오른 걸 생각하면 유럽 시장은 이런 형태에 들어맞는다. 이런 심리적 불안을 떨쳐내야만 시장이 안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종우 아이비케이(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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