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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증권

담뱃값 오르자 KT&G·편의점 주가 ‘껑충’

등록 2015-09-17 19:36수정 2015-09-17 19:41

KT&G, 주가 올 들어 38% 상승
편의점 CU·GS25는 2배 이상 올라
판매량은 줄었지만 이익은 늘어
서울 용산구의 한 편의점에서 고객이 담배를 사고 있다.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서울 용산구의 한 편의점에서 고객이 담배를 사고 있다.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담뱃값 인상에도 케이티앤지(KT&G)와 편의점의 주가는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지난해 9월 정부가 올 초부터 담뱃값을 올린다고 발표하자, 편의점·마트 등 유통업계에선 담배 사재기가 일어났다. 이에 제조사인 케이티앤지와 담배 매출이 전체 매출의 39%(2014년 기준)에 이르는 편의점 업계가 근심에 빠졌지만, 이는 기우였던 셈이다.

17일 케이티앤지의 주가는 10만5000원으로 지난해 말 7만6100원에 견줘 38% 올랐다. 편의점 씨유(CU)를 운영하는 비지에프(BGF)리테일은 지난해 말 7만6500원이던 주가가 이날 18만9000원으로 147% 올랐고, 지에스(GS)25를 운영하는 지에스(GS)리테일 주가도 지난해 말 2만5650원에서 이날 6만1300원으로 139% 올랐다. 에프앤가이드 자료를 보면, 같은 기간 음식료·담배 업종 지수는 35.12%, 유통업종 지수는 20.36%, 코스피지수는 3.18% 올랐다.

증권가에서는 케이티앤지와 편의점 주가 상승의 배경에 담뱃값 인상이 있다고 본다. 가격 인상으로 판매량이 줄어든 것은 맞다. 케이티앤지는 올 상반기 국내 담배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32% 감소한 171억개비라고 밝혔다. 하지만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케이티앤지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4분기 2872억원에서 올해 1분기 4285억원으로 오히려 늘었다. 같은 기간 비지에프리테일의 영업이익은 303억원에서 423억원으로, 지에스리테일의 영업이익은 335억원에서 397억원으로 늘었다. 올해 1월1일부터 담배 한 갑 판매가격이 2500원에서 4500원으로 오름에 따라, 전년에 생산된 담배의 재고평가이익이 일시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KT&G, BGF리테일, GS리테일 주가추이
KT&G, BGF리테일, GS리테일 주가추이
게다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윤호중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한국담배협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올해 7월 담배판매량은 3억5000만갑으로 이미 최근 3년 월평균 판매량인 3억6200만갑에 근접해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담뱃값 인상 때 정부가 내세운 ‘금연’ 효과가 반년도 지속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케이티앤지와 편의점 주가 전망이 밝게 유지되는 주요한 근거다.

케이티앤지는 미국 금리인상 우려 등으로 환율이 상승하고 시장이 불안정한 때, 배당률이 높은(시가배당률 4.47%) 비교적 안전한 투자처인데다 수출 실적이 늘고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케이티앤지의 올해 상반기 수출물량은 229억개비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13.4% 늘었다.

편의점의 주식시장 선전은 담배 판매로만 설명되지는 않는다. 증권 분석가들은 편의점을 오프라인 유통채널 가운데 유일하게 온라인과 경쟁 없이 성장할 수 있는 산업으로 본다. 여기에 편의점이 발달한 일본의 사례로 볼 때, 한국 편의점도 1~2인 가구 증가에 맞는 도시락·가정간편식과 자체 브랜드(PB) 제품 유통에서 중심축을 차지할 것이라는 ‘기대’가 주가 상승을 이끌고 있다. 하지만 편의점에서 도시락 등 간편식의 매출 비중은 아직 5% 남짓(비지에프리테일 기준)이어서, 편의점 주가에 대한 기대는 과도하다는 의견도 있다. 차재헌 동부증권 연구원은 “올해 주가 상승은 담배 효과가 컸다고 본다. 주가 추가 상승을 위해서는 도시락·편의식 부문 수익성이 더 명확하게 밝혀져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김효진 기자 ju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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