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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증권

증권사 직원 ‘자기매매’ 줄어들까

등록 2015-09-03 20:45수정 2015-09-04 10:42

10명중 9명꼴 자기매매 계좌 보유
하루 10번 이상 매매도 1163명
금감원, 회사 사전승인 받게 ‘고삐’
매매횟수·투자금액도 제한키로
“실적 압박 내몰리는 현실 외면”
증권사 직원들 ‘탁상공론’ 지적
증권사 임직원 자기매매 현황(2014년 기준)
증권사 임직원 자기매매 현황(2014년 기준)
앞으로 증권사 임직원들은 자기계좌로 주식거래를 하는 ‘자기매매’를 할 때 회사의 승인을 거쳐야 한다. 자기매매회수가 하루 3회, 회전율 500%로 제한되거나 혹은 의무적으로 매입한 주식을 5일 간 보유해야 한다. 연간 누적투자금액은 5억원으로 제한되고, 투기성이 높은 거래도 제약을 받게 된다. 또 불건전한 자기매매를 하다가 적발될 경우엔 처벌이 강화될 전망이다. 3일 금융감독원은 이런 내용이 담긴 ‘불건전 자기매매 근절 방안’을 내놓았다.

■ 자기매매 현황

금감원 자료를 보면, 지난해 국내 증권사 57곳의 전체 임직원 3만6152명 가운데 3만1964명(88.4%)이 자기매매 계좌를 신고했다. 이 가운데 한번이라도 매매를 한 직원은 2만5550명(79.9%)에 이른다. 이들이 투자한 금액은 총 2조원이며, 1인당 평균금액은 6100만원에 달했다. 국내 증권사 36개사 임직원의 하루 평균 자기매매횟수는 1.8회였고, 하루 평균 10회 이상 매매한 임직원도 1163명이나 됐다. 외국 증권사 21개사의 경우 임직원들의 하루 평균 매매횟수는 0.1회로, 과대매매 직원이 단 한명도 없었다. 증권사 임직원들이 자기매매를 하는 동안 증권사들은 모두 675억원의 수수료 수입을 챙겼다.

그간 증권사들은 투자 한도 등을 두며 임직원들의 자기매매 내역을 사후에 통제해왔다. 하지만 2009년 자본시장통합법이 시행된 뒤, 지난해까지 6년간 증권사의 자체 감사 지적 가운데 자기매매 관련 감사 지적은 전체 2%에 불과하고, 징계 수준도 구두경고에 불과하는 등 내부 통제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투자자들이 시장에 대해 불신하게 됐고, 자기매매를 하다 일어난 손실을 막기 위해 직원이 회사자금이나 투자자들의 돈을 횡령하는 일도 일어났다.

■ 불건전 자기매매 근절방안

금융당국과 증권사 등이 참여해 마련한 이번 방안을 보면, 증권사 임직원들은 자기매매 때 부서장 등 준법감시인에게 사전승인을 받아야 한다. 또 하루 자기매매 횟수 3회, 월 회전율 500% 한도를 두거나, 5일간 의무적으로 보유해야하는 등 매매 빈도가 제한된다. 임직원은 연간 급여 안에서 투자하도록 하고, 연간 누적투자금액은 5억원으로 한도를 뒀다. 돈을 빌려서 주식을 사는 미수·신용거래, 파생상품거래 등은 준법감시인의 사전승인을 받은 일정 범위 내에서만 거래가 허용된다.

자기매매로 인한 성과를 영업실적으로 인정해 성과급을 지급하는 행위도 금지된다. 기업 내부정보를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부서 임직원은 신고 대상 계좌 범위가 배우자 등까지 확대되며, 자기매매 내역을 자동으로 필터링 하는 시스템도 구축될 예정이다.

아울러 금융당국의 감시도 강화된다. 내부통제 운영이 미흡한 회사에 금감원이 현장검사를 실시하고, 애초 자기매매 위반금액 5억원 이상의 경우 최소 정직 이상의 징계를 내린 데서, 1억원 이상만 되더라도 정직 이상의 징계를 내리는 등 처벌을 강화한다. 이번에 나온 방안은 확정안은 아니지만 각 증권사가 이를 바탕으로 자율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 증권가 반응 엇갈려

이번 대책을 두고 증권사 직원들 사이에선 의견이 엇갈린다. 한 증권사 분석부문 관련 직원은 “증권사 직원의 자기매매 문제가 임계치에 이르렀다. 투자자들의 자산관리를 소홀히하는 등 고객과의 이해상충을 피하기 위해 적절한 방안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 직원은 “실적 압박이라는 근본적 문제를 외면한다면 다른 지인들의 명의로 투자하는 등 다른 형태의 불법적 자기매매가 반복될 것이다. 그보다 성과급을 고정급화해 직원들이 자기매매의 유혹에 걸리지 않게 하는 것이 먼저”라고 주장했다. 한 증권사 임원은 “의무 보유기간을 두는 것은 하락장에서는 직원들에게 손실을 쳐다보고만 있으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재욱 기자 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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