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우의 흐름읽기
2분기 성장률이 1분기에 비해 0.3% 늘어나는데 그쳤다. 기대에 못 미치는 수치다. 올해 정부 성장 목표치인 3.1%에 맞추려면 3, 4분기 모두 전분기 대비 1% 이상 성장해야 한다. 지난 2012년 이후 14분기중 성장률이 1%를 넘었던 적이 두 번밖에 없었던 걸 감안하면 쉬운 일이 아니다.
기업실적 전망이 계속 낮아지고 있다. 2주전만 해도 영업이익이 34조원 정도 될 걸로 추정됐는데 지금은 31조원으로 떨어졌다. 실적 발표가 본격화되면서 예상치가 현실에 맞게 조정되고 있는 것이다. 1분기 영업이익이 37조원이었던 걸 감안하면 실망스러운 수치다.
중국 주식시장이 반등을 끝내고 다시 하락했다. 지난 27일에는 하루 하락률로 7년 만에 최대인 8.4%나 떨어졌다. ‘정책이 가격을 이기지 못한다’는 말이 증명된 것이다. 이번 하락으로 중국 주식시장은 7월 초 기록했던 저점 밑으로 내려올 가능성이 커졌다. 이 경우 중국 주가 하락은 우리 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외국인이 주식을 매도했다. 7월 들어서만 2조원 가까이 주식을 내다 팔았다. 주가 하락에 원화 절하가 겹쳐 손실이 배가 되는 걸 막기 위한 조치였다. 환율이 안정을 찾을 때까지 외국인 매도가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
이상이 대강 살펴 본 현재 주식시장 상황이다. 기대를 걸어볼 만한 구석이 없을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다. 코스닥은 더 심한데 고주가 부담까지 겹쳐 하락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번에 주가가 하락한다면 거래소보다 코스닥이 중심이 되지 아닐까 생각된다. 주가 하락은 1997년이나 2000년처럼 어느 날 갑자기 폭락하기 보다 상당 기간 고점 부근에서 횡보해 에너지를 소모한 후 내려오는 형태가 될 것이다. 6월부터 코스닥 시장이 그 과정에 들어가 있다.
상황이 어려운 게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주가가 계속 하락하지는 않을 것이다. 거래소 시장이 특히 그렇다. 지난해보다 이익이 늘어나 최소한의 지지선이 확보되어 있기 때문이다. 1분기에 원자재 가격 하락의 영향으로 사상 최고 이익이 발생했다. 유가 하락만으로 3조워 가량 비용이 절감됐는데 이 영향은 올해 내내 계속될 것이다.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고 있어서 추가적인 비용 절감도 기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주가가 하락 저지선을 구축하는 걸 넘어 상승세로 바뀌려면 영업이 활성화돼야 한다. 비용 감소를 통해 이익을 늘리는 건 한계가 있고, 주가에 미치는 영향도 영업 증가보다 못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경제인데 지금같이 낮은 성장률과 소비 둔화 상황에서는 영업을 활성화시키기가 쉽지 않다. 종합주가지수 2000은 지켜내겠지만 활기찬 모습도 보이지 못할 걸로 전망된다.
이종우 아이비케이(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7월 들어 거래소보다 코스닥시장의 변동성이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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