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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권 보호장치를 도입한 상장사보다 경영권 방어장치를 도입한 상장사가 훨씬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책임투자전문리서치기관 서스틴베스트는 국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주요 600개 기업의 2015년 상반기 지배구조현황 을 조사한 결과 144개사(24%)가 황금낙하산 등 경영권 보호장치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조사 때는 113개였는데, 1년새 그 비율이 5%포인트 상승했다.
기업들이 도입한 경영권 보호장치는 적대적 경영권 인수 시도를 예방하기 위해 우호주주에게 주식을 발행하는 방식으로 이용될 수 있는 ‘신주의 제3자 배정’,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가 있을 때 기존 임원에게 거액을 퇴직금을 지급하는 ‘황금낙하산’, 정관 개정을 위한 주주총회 의결 정족수를 높이는 ‘초다수결의제’ 등으로, 주주총회에서 기존 경영진의 교체를 어렵게 하는 수단으로 사용된다.
주주권 보호장치 중 하나인 전자투표제를 도입한 회사는 경영권 방어장치를 도입한 회사(144개)보다 훨씬 적은 53개사(9%)였다. 서스틴베스트는 “올해 전자투표를 도입한 상장사가 급증한 것은 주주권 보호 목적이라기보다는, 지난해말 금융당국이 전자투표제를 도입하는 기업에 한해 3년간(2017년말까지) 섀도보팅(shadow voting)존치를 약속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섀도보팅이란 주권발행회사의 요청에 따라 예탁결제원이 주총에 참여하지 않은 주식에 대해서 찬·반 비율대로 의결권을 행사하는 제도로, 정족수 미달로 주총이 무산되지 않게 하기 위해 도입됐다. 하지만 기업들이 소액주주들의 주총 참여를 독려하기보다 소수 경영진의 경영권 강화 수단으로 이용해 2017년말 폐지가 예정된 상태다.
김효진 기자 ju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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