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47조원…지난해보다 71% 늘어
원금 비보장형이 86% ‘안전성 포기’
원금 비보장형이 86% ‘안전성 포기’
올해 상반기 주가연계증권(ELS) 발행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크게 늘었다. 저금리 영향으로 원금보장을 포기하더라도 고수익을 추구하는 흐름이 두드러진다.
한국예탁결제원은 올해 상반기 주가연계증권 발행금액은 47조345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7조6177억원)에 비해 71.4%나 늘었다고 7일 발표했다. 주가연계증권 발행금액은 지난해 하반기 44조1792억원으로 급증한 뒤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다. 예탁결제원은 “저금리 기조와 국내외 증시의 완만한 상승흐름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중위험·중수익을 표방하는 주가연계증권 시장으로 개인투자자들이 관심을 전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가연계증권은 특정주식의 가격이나 주가지수의 변동에 연동돼 투자손익이 결정되는 금융투자상품을 말한다.
저금리 상황 아래서 투자자들은 ‘안전’보다는 ‘고수익’을 택했다. 원금을 보장해주지 않는 주가연계증권 상품 발행액이 올 상반기 발행액의 85.6%(40조 5309억원)를 차지해, 지난해 하반기 31조540억원 대비 30.5%나 늘었다. 전체 주가연계증권 발행액 중 원금비보전형 상품 비중은 2013년 상반기 69.7%에서 지난해 상반기 72.9%로 점차 커지는 추세다. 반면 원금보전형 상품 발행액은 6조8144억원으로 지난해 하반기 대비 48.1% 줄었다. 판매 때 제시되는 원금보장형 상품 수익률은 3%대, 원금비보장형 상품 수익률은 4~5%대다.
코스피200·유로스톡스500 등 국내외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주가연계증권이 전체 발행금액의 대부분(98.7%)을 차지하는 가운데, 국내 개별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품 비중은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발행액 기준 2013년 상반기에는 국내주식 자산 비중이 8.3%였지만, 올 상반기에는 1.2%까지 떨어졌다. 예탁결제원은 “현대차·엘지화학 등 업종대표주들이 지난해 하반기 이후 주가가 하락해 원금손실 위험성이 커지자, 개별주식형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것”이라고 풀이했다.
반면 해외지수만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주가연계증권 발행액은 2013년 10% 내외에 불과하던 것이 차츰 증가해 올 상반기 전체 발행액의 55%(26조334억원)까지 늘었다. 지난해 말까지 코스피200지수의 상승폭이 더뎠던 반면, 스탠다드푸어스500, 홍콩항셍지수 등은 큰 폭으로 상승한 데 따른 영향이다. 국외 개별 주식을 대상으로 하는 주가연계증권 상품 발행액도 지난해 하반기 대비 114.7% 늘어난 73억원어치 발행됐다.
기초자산의 수는 늘었다. 2개 이상 복수의 기초자산을 기반으로 하는 주가연계증권 발행액이 올 상반기 전체 발행액의 81.8%(38조7342억원)를 차지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복수의 기초자산을 기반으로 하는 상품 비중은 66.9%였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5월 “복수의 지수를 사용한 경우 하나의 지수만 하락해도 투자자가 손실을 보게 돼 위험도가 높아진다. 중위험·중수익이 아니라 고위험 상품”이라며 주의를 당부한 바 있다.
김효진 기자 ju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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