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내츄럴엔도텍의 주가가 ‘가짜 백수오’ 의혹에 하한가까지 떨어졌다. 이는 다른 종목에 대한 불안감으로까지 확산하며 일시에 매도 물량이 쏟아지는 계기가 됐다. 700선을 돌파하며 급등세를 이어가던 코스닥은 장중 한때 5% 넘게 폭락했다. 이후 다소 회복한 코스닥은 전날보다 11.18(1.56%) 내린 703.34에 장을 마쳤다. 이날 오후 서울 명동 외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단기급등 따른 차익실현 나서
시가총액 12위 업체 하한가 추락
개인들 대거 순매수로 낙폭 줄여
“앞으로도 자주 출렁일 것” 전망
시가총액 12위 업체 하한가 추락
개인들 대거 순매수로 낙폭 줄여
“앞으로도 자주 출렁일 것” 전망
코스닥지수가 22일 장중 한때 5% 이상 급락하면서 크게 출렁였다. 가짜 ‘백수오’ 논란에 휩싸인 내츄럴엔도텍의 주가 추락이 계기가 됐지만,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실적과 따로 가는 투자방식 등으로 불안정한 코스닥 시장의 모습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11.18 떨어진 703.34(-1.56%)로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만해도 전날보다 4.37 오른 718.89로 거래로 시작한 코스닥지수는 오전 9시49분 720.56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이후 점차 하락세를 보이면서 오후 2시7분에는 675.95까지 떨어졌다. 이는 전날 종가에 견줘 38.57(5.4%)나 떨어진 것이었다.
코스닥시장은 앞서 지난 17일 7년 3개월만에 700선을 돌파했다. 그 뒤 중국 증권당국의 증시 과열에 대한 조처(우산신탁 금지), 그리스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 등 외국발 악재가 있었음에도 연일 상승세를 이어왔다. 올해 들어서 21일까지 코스닥지수는 31.6%나 올랐다.
하지만 장중 급락폭이 5%를 넘길 정도로 이날 코스닥시장은 단발성 쇼크에 크게 출렁였다. 한국소비자원은 이날 내츄럴엔도텍이 다른 업체에 공급한 백수오 원료에서 백수오 유전자가 검출되지 않았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내츄럴엔도텍은 주목받는 바이오 업종주 중 하나로, 올해 코스닥 상승을 이끌어 온 주도주다. 시가총액이 1조4249억원(22일 기준)으로, 코스닥 시장 내에서 12위다. 이 회사의 주가는 지난해말 4만5550원에서 지난 21일 8만6600원까지 올라 올해만 2배 가까이 뛰었다.
이날 소비자원의 발표로 내츄럴엔도텍 주가는 가격제한폭(-1만2900원, 14.9%)까지 크게 떨어졌다. 내츄럴엔도텍은 “소비자원 검사방식이 공인된 것과 달랐다”고 해명했지만 추락세를 막진 못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전략팀장은 “성장주에 대한 투자자 신뢰문제가 터진 것으로 본다. 내츄럴엔도텍을 통해 기대와 실상의 차이를 본 것이다. 성장기업들의 미래보다도 지난해 실적을 점검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은 단기급등에 따른 차익매물을 쏟아냈다. 이날 외국인은 코스닥시장에서 640억원어치를 순매도했고, 기관투자가들은 401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개인이 1070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폭락’은 막았지만 기관·외국인의 쌍끌이 매도에 지수 상승세가 꺾였다. 임노중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 팀장은 “차익실현 매물로 인한 출렁임은 앞으로도 자주 벌어질 것이다. 투자 과열 양상이라 당장 상승세가 꺾이지는 않겠지만, 외국인·기관이 주가가 8부 능선까지는 올라왔다고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코스닥지수의 등락폭이 큰 것은 상승과 하락에 실적 근거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22일 기업경영성과 평가업체 시이오(CEO)스코어가 코스닥 상장사 1061개의 실적 추이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2014년말 기준으로 상위 100대 기업이 순이익의 71.8%, 영업이익의 50.2%, 매출의 48.3%를 차지했다. 전체 상장사 중 상위 10%의 실적이 집중적으로 올랐다는 얘기다. 그러나 같은 기간 상위 100대 기업의 시가총액은 37조3000억원에서 57조4650억원으로 54% 늘었지만, 나머지 961개 종목의 시가총액 증가율은 90%로 훨씬 높았다. 시이오스코어는 “코시닥 시장 주가가 실적보다는 미래 성장성이나 테마·풍문 등에 출렁이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효진 기자 ju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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