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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증권

주가 상승, 마음 놓고 즐길 때만은 아니다

등록 2015-04-16 20:11수정 2015-04-16 20:15

이종우의 흐름읽기
주가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 4년 동안 코스피 지수가 2080을 넘지 못했던 걸 감안하면, 이번 박스권 돌파를 계기로 새로운 시장이 열릴 가능성이 있다. 투자자들도 올해초 코스닥이 박스권을 뚫은 후 크게 상승했던 것 같은 모양이 거래소에서 나타나기를 기대하고 있다.

박스권 돌파의 일등 공신은 해외 시장이다. 선진국 시장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일본과 중국의 주가가 급등하면서 우리 시장이 힘을 얻었다. 실적에 대한 기대도 큰 역할을 했다. 주가 상승으로 실적 추정이 갑자기 좋아진 점이 걸리긴 하지만, 그래도 하반기에 이익 증가율이 30%까지 올라갈 거란 전망은 상승 모멘텀이 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여기에 하루 2000억이 넘는 외국인 매수가 더해져 양호한 시장 환경이 완성됐다.

주식시장이 횡보 국면을 끝내고 상승 추세로 돌아선 걸까? 이를 위해서는 풀어야 할 숙제가 몇 개 있다. 먼저 선진국 시장이다. 6년 넘게 상승하면서 가격 부담이 생겨 수익률이 현저히 낮아지고 있다. 미국 시장이 대표적 예인데, 최근 유럽의 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제자리에 머물고 있다. 미국 시장이 가격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조정에 들어갈 경우 그 여파는 유럽과 이머징 마켓까지 광범위하게 나타날 것이다.

유동성의 역할도 줄어들어야 한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연간 상승률이 5%도 되지 않던 선진국 시장이 최근에는 하루 1% 넘는 상승을 거뜬히 소화해 내고 있다. 유동성이 주식시장을 움직이는 핵심 변수가 되면서 빠른 시간에 수익을 내야겠다는 심리가 작용하고 있어서다. 유동성 장세 때 흔히 나타나는 모습인데, 이런 상황에서 주식시장은 급등하다 갑자기 하락하는 등 변화 무쌍한 모습이 되는 게 일반적이다. 시장이 안정적으로 상승하기 위해서는 유동성의 역할 축소를 통해 예측 가능성이 높아져야 한다.

이 한계를 넘더라도 코스피가 코스닥만큼 상승하긴 힘들다. 주가가 위치해 있는 곳이 다르기 때문이다. 금융위기 이전 코스닥 지수가 800대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박스권은 500대에서 만들어졌다. 박스권을 뚫은 후 주가가 올라갈 수 있는 공간이 상당히 있었다는 의미가 된다. 거래소는 상황이 다르다. 박스권이 사상 최고치 부근에서 만들어져 이를 넘더라도 가격 부담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이런 한계를 뚫고 주가가 계속 오르려면 실적에 의해 상승의 타당성이 입증돼야 하는데 지금 경제 상황에서 쉬운 일이 아니다.

자금 유입이나 투자 심리를 감안할 때 추가 상승이 어렵지 않을 것 같다. 사상 최고치 경신도 가능해 보인다. 그렇다고 해서 마음 놓고 상승을 즐길 때도 아니다. 상승 동력이 우리 시장 내부에서 형성되지 않아 신뢰도가 약하기 때문이다. 당분간 수익과 함께 위험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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