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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증권

코스닥 620선 돌파…‘대안찾기’ 탄력 붙었나

등록 2015-02-24 20:33수정 2015-02-24 21:25

코스닥 지수가 전 거래일보다 5.79(0.94%) 오른 621.31로 거래를 마친 2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의 대형화면 앞을 직원이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코스닥 지수가 전 거래일보다 5.79(0.94%) 오른 621.31로 거래를 마친 2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의 대형화면 앞을 직원이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석달째 오름세 이어져…2008년 금융위기 전 이후 최고치
대형주 저성장에 투자심리 이동…코스피 대체시장 부각
IT·바이오·헬스케어 분야 등 잠재적 성장 가능성에 기대
코스닥이 620선까지 돌파했다. 지난해 12월께부터 본격적인 상승세가 시작돼 벌써 3개월 가까이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그동안 시장을 주도했던 대형주들이 오랫동안 저성장을 벗어나지 못하자, 투자심리가 당장 눈 앞의 실적보다 잠재적 성장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 쪽으로 옮아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4일 코스닥은 전날보다 5.79 오른 621.31로 거래를 마쳤다. 세계 금융위기 전인 2008년 6월13일(622.15) 이후 최고치다. 이에 따라 시가총액 역대 최대 기록도 이틀 연속 새로 썼다. 이날 코스닥 시장 시가총액은 165조7130억원을 기록했다.

여전히 단기급등에 대한 불안감이 있지만, 당분간은 코스닥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증권가의 평가다. 최근 코스닥 강세가 ‘저성장 시대의 대안찾기’라는 구조적인 요인에서 불거졌을 가능성이 높아서다.

김정호 에이치엠시(HMC)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존 산업에 대한 대안을 찾기 위한 과정에서 코스닥 상승이 이뤄지기 시작한 건 최근 나타난 현상이다. 2000년대 시장을 이끌었던 코스피 대형기업들의 저성장이 4년 넘게 이어졌고, 이런 흐름은 앞으로도 굳어질 가능성이 크다. 때문에 현재 실적이 썩 좋지 않지만, 최소한 성장에 대한 기대가 있는 코스닥 쪽으로 투자자의 눈이 쏠리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코스피 기업들의 실적은 2010년을 정점으로 4년째 내리막이다. 에프앤가이드와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2010년 103조6000억원을 기록했던 코스피기업들의 당기순이익은 2011년 93조8417억원, 2012년 86조4468억원, 2013년 70조113억원으로 해마다 줄었다. 2014년에도 78조6739억(추정치) 정도로 2010년 수준을 크게 밑돌았다. 하지만 코스닥 기업의 실적 역시 아직 좋다고 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와이즈에프앤이 집계한 지난해 코스닥 기업 590곳의 순이익(추정치)은 4조6000억원 정도에 불과하다.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리서치센터장은 “지금까지 실적도 그렇지만 앞으로도 코스피 대형종목들의 극적인 실적 개선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에서는 현재 실적을 보기보다 앞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 종목에 과도하게 기대가 쏠리고 주가가 순식간에 올라간다”고 분석했다.

코스닥이 코스피의 대체시장으로 부각되고 있는 현상은 엇갈리는 두 시장 지표의 방향에서도 드러난다. 코스피가 해외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지난해 고점인 2082.61에 미치지 못한 채 지난해말부터 현재까지 1880~1980 사이를 등락하는 동안, 코스닥은 지난해말 542.97에서 24일까지 78.34(14.4%)가 올랐다. 이는 코스피와 코스닥이 동반호황을 보였던 2006~2008년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코스닥은 2006년11월에서 2008년6월까지 대체로 600 이상 수준을 유지하며, 가장 오래 600선에 머물렀다. 같은 기간 코스피 역시 사상 처음으로 2000선을 돌파(2007년 10월)하는 등 상승세를 함께 했다.

현재 코스닥시장을 이끌고 있는 업종은 아이티(IT)와 바이오·헬스케어 분야다. 지난해 말에 비해 코스닥 아이티(IT)지수는 10% 정도 상승했고, 코스닥 제약업종 지수는 36.7%가까이 급등했다. 이들 업종에 대한 기대감이 시장에 퍼져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증권 전문가들은 아직은 조심스러운 전망을 내놓고 있다. 김정호 연구원은 “지금 있는 기대감이 실적으로 현실화되지 않는다면 미국 나스닥시장의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처럼 큰 주가하락을 겪을 수 있다. 아이티 업종 상승을 이끄는 핀테크 종목의 경우 정부정책의 구체성과 실효성이 앞으로 실적을 좌우할 가능성이 높고, 바이오·헬스케어 업종 역시 종목 실적에 따라 차등적인 모습이 펼쳐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방준호 기자 whor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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