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100선 임박…어디까지 갈까
지난 15일 2000선을 돌파한 코스피지수가 2100선을 넘보고 있다. 지난 2년 가까이 ‘박스권’에 갇혀 있던 증시가 7월 이후 상승 탄력을 받고 있는 모습이다. 31일 코스피지수는 전날에 견줘 6.49(0.31%) 하락한 2072.12로 장을 마쳤지만, 상승 추세는 좀더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이는 외부적으로는 글로벌 유동성에 힘입은 외국인들의 순매수와 내부적으로는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이끄는 새 경제팀의 경기부양책, 개선되고 있는 기업실적 등 ‘3박자’가 어우러진 효과로 해석된다. 다만 증시가 2100선을 넘어 계속 상승세를 이어갈 동력을 유지할지는 전문가 사이에 의견이 갈린다.
글로벌 유동성
외국인 순매수 상승세 이끌어
미 양적완화 중단 영향 미지수 2기 경제팀 정책
부동산 부양·배당활성화 훈풍
기대 현실화될지 아직 불투명 기업 실적
영업이익 줄었지만 순이익 늘어
3분기 정점뒤 실적 악화 예측도 ■ 글로벌 유동성의 힘 최근 증시 상승을 주도하는 것은 외국인이다. 주가가 연일 올해 최고치를 찍었던 지난 4일 동안 국내 개인투자자가 팔아치운 주식을 외국인이 사들였다. 외국인은 1조5097억원어치를 순매수했고, 국내 개인투자자는 1조5286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이는 미국에 이어 최근 유럽중앙은행(ECB)까지 ‘양적완화’에 나서면서 글로벌 유동성이 더욱 풍부해진 영향이 크다. 이렇게 풀린 돈이 한국 증시로 더 많이 유입되면서 외국인들의 순매수를 뒷받침하고 있는 것이다. 강현기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얼마 전까지 글로벌 자금의 전체적인 흐름을 보면 미국, 대만, 독일로 향했다. 그런데 지금 그 시장에서 더 이상 수익을 내기 어려워지자 후발주자인 한국과 홍콩 쪽으로 자금이 들어오면서 주가 상승을 이끌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올 하반기 미국이 양적완화 정책을 중단할 가능성이 높아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을 바탕으로 한 외국인 자금의 유입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장담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반면 노근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경험적으로 보면 미국의 금리인상이 단행됐던 과거 8번 동안 증시가 떨어진 것은 단 한 번뿐이다. 금리인상을 비롯한 양적완화 종료는 그만큼 경제에 자신이 있다는 의미여서 나쁘게만 볼 신호는 아니다”라며 비관론을 경계했다.
■ 최경환발 훈풍 박근혜 정부 2기 경제팀의 부동산 부양책과 배당활성화 정책 등도 최근 증시에 훈풍을 불어넣은 재료로 풀이되고 있다. 부동산정책 수혜 업종으로 분류되는 은행업종 지수는 전날 5.25%나 올랐다. 부동산 대출 규제 완화에 따른 대출 확대 기대감이 크게 작용했다. 자금이 배당주펀드로 유입되는 것도 눈에 띈다. 31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연초 이후 지난 28일까지 국내 주식형 펀드 가운데 배당주 펀드에 4215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배당주 펀드를 제외한 다른 펀드에서 4조6638억원이 빠져나간 것과 대비를 이룬다.
하지만 이런 기대가 현실로 이어질 가능성을 낮게 보는 시각도 있다. 김지운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부동산 정책의 경우 실제 주택구매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배당과 관련해서도 “삼성전자와 현대차를 뺀 나머지 기업들의 배당성향은 35.2%로 세계 기준보다 다소 낮긴 해도 크게 뒤처지는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증시에 호재로 작용하는 배당 확대 여지가 그리 크지 않다는 것이다.
■ 기업실적 선방 지난 2분기 기업실적은 전년에 비해 대체로 영업이익은 줄었지만 순이익은 늘어났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삼성전자의 어닝쇼크를 제외하면 지금 나오고 있는 기업실적이 원화절상 등 악조건에 비해 잘 나오고 있다”고 평가했다. 31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주요 153개 상장사의 2분기 영업이익 합산액(전망치)은 원화절상 탓에 22조141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6% 줄었지만, 순이익 합산액(전망치)은 22조7549억원으로 1년 전보다 12.6% 늘었다.
하지만 하반기 기업실적 전망은 밝지 않다. 데이터가이드는 국내 전체 상장사의 당기순이익이 3분기에 26조6700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4분기 다시 25조7000억원 수준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예측했다. 기업실적이 연말로 가면 다시 나빠질 수 있다는 것으로, 이 경우 주가의 지속적 상승세를 뒷받침할 힘이 부족하게 된다.
방준호 기자 whorun@hani.co.kr
외국인 순매수 상승세 이끌어
미 양적완화 중단 영향 미지수 2기 경제팀 정책
부동산 부양·배당활성화 훈풍
기대 현실화될지 아직 불투명 기업 실적
영업이익 줄었지만 순이익 늘어
3분기 정점뒤 실적 악화 예측도 ■ 글로벌 유동성의 힘 최근 증시 상승을 주도하는 것은 외국인이다. 주가가 연일 올해 최고치를 찍었던 지난 4일 동안 국내 개인투자자가 팔아치운 주식을 외국인이 사들였다. 외국인은 1조5097억원어치를 순매수했고, 국내 개인투자자는 1조5286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이는 미국에 이어 최근 유럽중앙은행(ECB)까지 ‘양적완화’에 나서면서 글로벌 유동성이 더욱 풍부해진 영향이 크다. 이렇게 풀린 돈이 한국 증시로 더 많이 유입되면서 외국인들의 순매수를 뒷받침하고 있는 것이다. 강현기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얼마 전까지 글로벌 자금의 전체적인 흐름을 보면 미국, 대만, 독일로 향했다. 그런데 지금 그 시장에서 더 이상 수익을 내기 어려워지자 후발주자인 한국과 홍콩 쪽으로 자금이 들어오면서 주가 상승을 이끌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올 하반기 미국이 양적완화 정책을 중단할 가능성이 높아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을 바탕으로 한 외국인 자금의 유입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장담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반면 노근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경험적으로 보면 미국의 금리인상이 단행됐던 과거 8번 동안 증시가 떨어진 것은 단 한 번뿐이다. 금리인상을 비롯한 양적완화 종료는 그만큼 경제에 자신이 있다는 의미여서 나쁘게만 볼 신호는 아니다”라며 비관론을 경계했다.
코스피지수와 외국인 순매수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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