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부터 52개사 900개 판매
수수료 싼대신 선택 어려움
수수료 싼대신 선택 어려움
소비자들이 누리집을 통해 여러 회사의 펀드를 직접 고르고 가입할 수 있는 온라인 펀드슈퍼마켓이 열린다. 41개 자산운용사와 펀드평가사 4곳, 증권 유관기관 2곳이 모여 만든 펀드온라인코리아는 24일부터 펀드슈퍼마켓 누리집(www.fundsupermarket.co.kr)을 통해 52개 자산운용사의 900개 펀드를 판매하기 시작한다고 밝혔다. 소비자들은 우체국과 우리은행에 계좌를 개설한 뒤 회원가입을 거쳐 이들 펀드를 살 수 있다.
펀드슈퍼마켓 도입에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침체된 펀드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겠다는 금융당국의 의지가 담겼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부터 온라인펀드슈퍼마켓 설립을 지원해 왔고, 2월19일 예비인가를 거쳐 지난 16일 투자매매업 인가를 내줬다. 금융위 관계자는 “자산운영사와 계열관계인 증권사, 은행 등의 독점적 판매행태를 완하할 수 있고, 수수료가 싸고 문턱도 낮아 펀드 활성화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펀드슈퍼마켓에서 판매되는 상품 판매 수수료는 환매할 때 내는 후취수수료만 있고 선취수수료가 없다. 고객들은 은행이나 증권사에 견줘 3분의 1수준인 판매보수만 내면 된다.
수수료가 싸다는 이점이 있지만 복잡한 금융상품인 펀드를 직접 고르고 투자해야하는 어려움도 있다. 펀드온라인코리아가 출범을 앞두고 19살 이상 성인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온라인펀드슈퍼마켓에 가장 기대하는 부가서비스로 ‘수익률 높은 상품 정보 안내(42.7%)’가 꼽혔다.
이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펀드온라인코리아 관계자는 “제로인과 모닝스타의 펀드평가를 기반으로 3년 간 수익률 등 지표를 그래픽 형태로 쉽게 제시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금융당국과 펀드온라인코리아는 독립투자자문업자(IFA)를 활용해 고객의 펀드선택에 도움을 주려고 시도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계획은 8월 이후에나 나올 예정이다. 때문에 소비자들은 당분간 펀드를 사기에 앞서 펀드온라인코리아가 제공하는 정보에 의존해 수익률과 위험성을 따져 투자해야 한다.
한편 기존 판매채널이었던 증권사와 은행, 보험사들은 펀드슈퍼마켓 등장이 수수료 경쟁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업황이 이렇게 안좋아진 큰 이유 가운데 하나가 수수료 경쟁이었는데, 펀드슈퍼마켓의 지나치게 낮은 수수료 때문에 제살 깎아먹기 경쟁으로 가는 상황이 벌어질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방준호 기자 whor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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