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열흘 상품 60%가 1억 안돼
2억 이상 판 펀드 61개중 9개뿐
2억 이상 판 펀드 61개중 9개뿐
펀드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됐던 소득공제 장기펀드(소장펀드)의 초반 흥행이 부진하다.
지난 17일 출시 이후 열흘이 지났지만 전체 소장펀드 상품 가운데 절반 이상이 1억원의 자금도 모집하지 못했다. 소장펀드는 연간 총 급여액이 5000만원 이하인 근로소득자가 5년 이상 투자하면 투자액의 40%에 대해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투자 상품이다.
27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26일 기준으로 46개 소장펀드 상품 가운데 61%인 28개 상품의 설정액이 1억원에 미달했다. 소장펀드 자금 설정액 전체 규모 78억원 중에서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과 신영자산운용 2개사가 모집한 금액이 50억원으로 전체의 64%에 달했다.
개별 상품으로 보면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 내놓은 한국밸류10년투자소득공제(주식·C형)이 25억원의 자금을 모아 1위였다. 2위는 신영마라톤소득공제자펀드(주식·C형)로 12억원을 모았다. 1위와 2위를 기록한 한국밸류10년투자와 신영마라톤은 저평가된 주식을 보유한 뒤 나중에 매각하는 방식의 ‘가치 투자’를 지향하는 펀드들이다. 그 뒤를 이어서 한국밸류10년투자소득공제(채권혼합·C형)과 케이비(KB)자산운용의 케이비밸류포커스소득공제자펀드(주식·C형)가 각각 설정액 9억원과 6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2억원 이상의 자금을 모은 소장펀드는 9개에 그쳤고, 1억원대를 모은 소장펀드도 9개에 불과했다. 1억원 이하 설정액 펀드 가운데는 100만원의 자금도 유치하지 못한 펀드들도 있다. 동양자산운용, 유진자산운용, 케이디비(KDB)자산운용이 출시한 소장펀드 중 일부 상품은 설정액이 몇십만원대에 불과하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소장펀드 가입 대상이 연간 총 급여액 5000만원 이하로 한정되어 있어서 이분들이 장기 투자할 여력이 있는 자금이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업계에서는 있었다”고 말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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