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불황 등 영향으로 국내 증권사들이 10년만에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금융감독원은 2013 회계연도(4월~12월/회계연도 결산월 변경) 기준으로 국내 62개 증권사가 109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엔 순이익 7877억원을 거뒀는데 올해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증권사가 적자를 낸 것은 지난 2002 회계연도 이후 10년만이다.
증시 거래대금이 줄어드는 등 전반적인 증시 침체가 이어지고 있는데다, 동양증권·한맥증권 사태 등의 여파로 적자가 커졌다. 지난해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 정책에 따라 채권 투자 손실이 커진 점도 적자 요인이다. 금감원 집계 결과, 수탁 수수료와 인수·주선 수수료 수익은이 전년보다 각각 5.7%(1597억원), 10.7%(425억원) 줄었고, 채권 관련 이익 감소로 자기매매 이익도 8.7%(6280억원) 감소했다. 이에 따라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순이익/자기자본)은 -0.3%로 지난해 같은 기간(1.9%)보다 2.2%p 하락했다.
증권사들은 지점 축소·감원 등 구조조정에 나섰으나 적자를 메우기엔 부족했다. 업계는 160개 지점을 없애고 2559명을 감원해 판매관리 비용을 지난해 대비 2150억원 감축했으나, 동양증권의 관계회사 지분 감액(1430억원) 등의 영향으로 영업외비용이 2434억원에 달했다. 회사별로는 62개사 중 34개사가 흑자, 28개사가 적자를 냈다. 전년 대비 4곳이 흑자전환한 반면, 12개사는 적자로 돌아섰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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