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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증권

‘박스권’서 맴돈 주식시장, 내년까지 이어진다

등록 2013-12-26 20:27수정 2013-12-26 21:43

올해 시장은 예년과 다른 모습을 많이 보였다.

우선 한해 내내 차별화가 계속됐다. 선진국 주식시장이 30% 넘게 오르는 동안 우리 시장은 연초 주가를 유지하는 데에 급급할 정도였다. 경제가 좋지 않았고 금융 완화 정책의 강도도 약했다는 점을 감안해도 선진국 주식시장과의 격차는 외환위기 이후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컸다. 한해 내내 차별화가 해소되는 시점이 언제일까를 따질 정도였다.

주식시장이 일년 내내 하나의 정책을 놓고 설왕설래한 것도 특이한 현상이었다. 지난 4년간 저금리, 고유동성 정책의 영향이 워낙 큰 때문인지 양적완화 축소 얘기만 나오면 주가가 급변했다. 12월에 채권매입 축소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올라 시장이 정책의 영향에서 벗어났지만 미국의 금융정책이 시장의 한가운데를 차지하는 상황은 변하지 않고 있다.

올해만큼 주가가 경제와 무관하게 움직인 경우도 드물었다. 2분기에 국내 경제가 좋아지긴 했지만 주가에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 회복이 미약한 탓도 있지만 경기 둔화 기간에도 주가가 떨어지지 않은 게 원인이었다. 경기 회복이 여전히 약해 당분간 주가와 경제가 다른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오랜 부진으로 주식이 적절한 투자 대상인가에 대한 의문이 끊이지 않았다. 올해 주식시장은 채권 수익률에도 못 미치는 상승으로 마감될 가능성이 높다. 3년 연속 똑같은 상황이 반복되고 있는 셈인데 2011년초 주가를 기준으로 할 때 채권과 주식의 수익률 격차가 15%로 벌어졌다. 주가 상승률이 떨어지고, 좁은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건 국내 경제가 저성장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이 경제에 맞게 변화하다 보니 전체적인 수익률이 낮아진 것이다.

주가가 종목 선택의 핵심 요소였다. 정보통신(IT)와 자동차 업종이 투자자의 관심을 모았지만 실제 상승률은 높지 않았다. 실적 개선이란 재료가 너무 오랜 시간 시장에 노출됐기 때문인데, 오히려 은행, 조선, 화학 등 몇 년간 소외됐던 업종의 상승률이 컸다. 주가가 오랜 시간 바닥을 다져 변화에 민감해진데다, 주변 지표 동향을 볼 때 이익 증가 가능성이 높아서다.

올해 시장에서 나타난 여러 현상들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빠른 경기 회복이 담보되지 않는 한 주가 부담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고, 금융완화 정책의 수정이 내년부터 본격화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내년 시장에 대비해 올해 나타났던 현상들을 참고했으면 한다.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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