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빗’ 김진화 이사
국내 첫 거래소 ‘코빗’ 김진화 이사
“현재 열풍엔 투기 측면 있지만
수평적 금융거래플랫폼 주목을”
“현재 열풍엔 투기 측면 있지만
수평적 금융거래플랫폼 주목을”
내가 갖고 있는 비트코인이 혹시 해킹당해 잃어버리지 않을까? 오랜 시간이 지나면 보유한 비트코인 기록이 사라지지 않을까?
최근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온라인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는 이라면 누구나 품어볼 만한 의문들이다. 이런 의문들에 대해 국내에서 처음 생긴 사설 거래소인 코빗의 김진화 이사(37·사진)에게 질문을 던져봤다. <넥스트 머니 비트코인>이란 책의 지은이기도 한 김 이사는 “비트코인은 수평적인 관계에서 상호 합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 장점”이라며 낙관적 견해를 표현했다.
-갖고 있는 비트코인을 해킹 당하거나 비트코인 거래망 전체가 해킹으로 엉망이 될 가능성 없나?
“비트코인 서비스 전체에 대한 해킹은 없었지만 버그(컴퓨터프로그램이나 시스템 상의 착오)가 발견된 적은 있다. 이때 비트코인 거래업체들이 만든 비트코인재단이 주최해서 비트코인 거래자들의 참여로 버그를 수정한 적은 있다.”
-갖고 있는 비트코인 저장장치를 잃어버린다면 어떻게 되나?
“화폐가 든 지갑을 잃어버린 것과 같다. 회복할 수 없으며 증발된다. 이때문에 보안이 강화된 저장장치를 사용하든지 보유 비트코인을 표시하는 문자열을 종이에 프린트해서 은행 금고에 넣어두는 보완책도 있다.”
-비트코인은 중앙은행이 계속 찍어낼 수 있는 기존 화폐와 달리 발행량이 제한돼 있기 때문에, 비트코인이 화폐를 대신해 교환가치로 쓸 경우 디플레이션(물가 하락)이 올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비트코인은 달러와 같은 법정화폐와 병용해서 쓰이는 것이지 단독으로 쓰이지는 않고 있다. 비트코인 때문에 디플레이션이 올 것이라는 생각은 기우다.”
-시스템 체계가 바뀌어서 갖고 있는 비트코인이 무용지물이 될 우려는 없나?
“디지털 사진 등이 시간이 지나면 복구 할 수 없는 일이 생기는 것은 업체들이 자신의 이익에 따라 표준을 지속적으로 바꾸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트코인은 중앙 통제 기관이 없어 이런 표준 변경은 일어나기 어렵다고 본다. 다만, 보안 프로그램 업데이트에는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비트코인에 대해 투기라는 시각도 있다. 비트코인의 미래를 어떻게 보는가?
“현재 비트코인 열풍에는 투기적인 측면이 분명히 존재한다. 하지만 비트코인을 화폐로서의 내재가치보다는 전 지구적인 거래 네트워크로서의 가치에 주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비트코인은 새로운 금융 플랫폼이기도 하다. 온라인 가상 화폐인 ‘페이팔’이 2002년에 이베이에 18억달러에 매각될 만큼 가치를 인정받았다. 비트코인은 페이팔보다 진보된 거래 네트워크라고 본다.”
김 이사는 지난해 타이에서 자유롭게 떠돌면서 아이티(IT) 관련 일을 하는 외국인 디지털 노마드들을 만났는데, 이때 이들이 비트코인을 사용하는 것을 보고 처음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코빗에서는 하루 평균 3억원 가량이 거래되며, 1일 입출금 제한은 900만원이다. 개인간 비트코인 거래는 익명성이 보장되지만, 거래소에서 거래할 때는 신분확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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