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고치를 향하던 주가가 이틀 연속으로 하락해 조정권에 접어든 듯한 느낌을 주고 있다.
4일 종합주가지수는 장 초반 오름새로 출발했지만 외국인들이 매도세로 전환하고 단기 상승에 따른 차익매물이 몰린 탓으로 5.72 내린 1111.39로 마감됐다. 오전 한때 주가가 10이상 빠지자 프로그램 매수세가 무려 3천억원 이상 투입됐지만 내림폭을 약간 둔화시키는데 그쳤다.
코스닥은 낙폭이 더했다. 한때 550선을 노렸던 코스닥 지수는 전날 9.23이 빠진데 이어 이날도 7.92의 큰 낙폭을 기록하면서 닷새 연속 하락장세를 이어갔다. 코스닥으로 봐서는 완연한 조정장세다.
증권 분석가들은 그동안 상승폭이 워낙 가팔랐던 탓에 증시가 높은 지수로 인한 피로감이 역력하다고 관측한다. 주가 1000과 1100선을 넘어서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외국인투자가들의 매수세가 둔화되고 있다는 점이 가장 눈에 띈다. 지난달 28일 1157억원을 매수하는 등 연일 순매수를 지속했던 외국인들은 이날 618억원을 순매도해 하락세를 주도했다. 삼성전자도 11만주에 이르는 자사주를 매입했지만 한때 8천원까지 떨어지는 약세를 보였다.
이와 함께 그동안 대량으로 발행됐던 주식연계증권(ELS)도 약정 이익률이 달성됨에 따라 환매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위안화 1차 절상 이후 한숨을 돌렸던 환율 역시 이날 6.5원 떨어져 5일 연속 급락세를 보여 원달러 1010원 선을 위협함으로써 심리적으로 부담을 갖게 했다.
삼성증권 오현석 연구위원은 “시장이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을 느끼며 제풀에 상승세를 접는 단기 조정국면에 접어들었다”라며 “기술적 지표상 과열 신호가 다방면에서 감지됐고 코스닥시장의 경우 실적 충격까지 겹치면서 조정폭이 깊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본격적인 조정에 들어갔는지 조정폭이 얼마나 깊을지에 대해서는 주가 추이를 좀더 봐야 할 것 같다. 굿모닝신한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최근 상승장에서 의미있는 조정을 받았던 시기를 분석해 보면 외국인 매도와 해외증시의 동조화라는 특징이 두드러진다”라면서 “아직은 이 두 가지 모두에서 뚜렷한 균열의 징후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다만 외국인의 매수 응집도가 예전보다 많이 둔화된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단기조정에 대한 1차적 경계 신호가 켜진 것으로 보고 신중하게 대처할 필요는 있다”라고 말했다.
증권 분석가들은 조정국면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상승추세에는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잠재적인 주가 위협요인인 유가나 환율의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고, 5일 발표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6월 경기선행지수 등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한다. 삼성증권 오 연구위원은 “환율이 1천원선을 지켜 준다면 조정폭이나 기간이제한되고, 과열 해소를 위한 조정을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이홍동 기자 hdlee8@hani.co.kr
이홍동 기자 hdlee8@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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