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우의 흐름읽기
리더가 되어 집단을 끌고 가려면 무언가 남과 다른 부분이 있어야 한다. 주식도 마찬가지다. 어떤 주식이 주도주로 치고 나가려면 주가가 싸거나, 아니면 이익이 늘어나거나 해야 한다.
지금은 이익 측면에서 시장을 끌고 갈 만한 회사가 없다. 2분기에 경기가 좋지 않아 상당수 기업이 이익 감소를 걱정할 정도이기 때문이다. 물론 정보통신(IT) 및 자동차 업체 중 2분기에 양호한 실적을 내는 곳이 있지만 이들은 주가가 먼저 올라 매력이 없다.
그래서 가격이 중요하다. 자신의 평균적인 주가에 비해 현재 주가가 얼마나 낮아졌는지, 투자자들이 낮아진 주가에 익숙해져 있는지 여부에 따라 상승이 결정될 것이다. 5월 이후 종목별 주가도 이 기준에 따랐다. 화학주가 오르고 코스닥 시장이 거래소에 비해 강세를 유지한 것은 그동안 주가가 오르지 않았거나 상대적으로 크게 하락한 부분을 메우기 위한 흐름이었다.
개별 기업 주가가 가격이라는 수동적인 요인에 의해 결정되다 보니 선도 종목이 수시로 바뀌고 있다. 주가가 올라 가격에 따른 이점(가격 메리트)이 사라지면 그 종목들이 상승 대열에서 떨어져 나오는 형태가 반복되고 있는데, 이런 흐름은 3분기 내내 계속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는 무엇보다 시장이 힘을 쓰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종합주가지수가 상승하면 개별 종목 주가도 떠밀려 올라가겠지만 지금은 그럴 상황이 아니다. 오히려 시장이 종목별 상승을 제한해 상승률에 따라 빈번히 주도 종목이 바뀌는 형태가 계속되고 있다.
새로운 모멘텀도 찾기 힘들다. 주가가 오랫 동안 옆걸음질 치면서 개별 회사들이 가지고 있는 재료, 예를 들면 미래의 성장성이나 인수·합병 같은 요인들이 대부분 주가에 반영됐다. 이제는 단기에 이익이 얼마나 좋아졌느냐만 남은 상태인데 2분기 실적이 그 부분을 충족시키기 힘들다.
시장이 좋아지려면 경제가 회복돼야 한다. 상반기 주가 움직임을 통해 유럽 재정위기가 시장을 결정하는 핵심 요인이 아님을 알았다. 유럽은 관심을 모을 뿐, 시장은 경기 둔화가 상단을 막고, 유동성이 하락을 저지하는 구도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 따라서 경기 회복을 통해 시장 구도가 근본적으로 변하지 않는 한 주가는 현 수준을 벗어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종목별로도 마찬가지다. 3분기에 2분기보다 나은 실적이 기대되지 않는 종목은 상승 대열에 참가하기 힘들다.
아직 시장이 가야 할 길이 멀다. 기대를 낮추고 인내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종우 솔로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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