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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증권

버냉키 발언효과 국내 증시에도 통할까

등록 2011-08-28 20:39수정 2011-08-28 22:59

주말 다우지수 안정…추가 부양책 경기지표에 달려
미 성장률 하락땐 중국 경제·한국 수출시장 악영향
전문가 “악재 모두 반영됐다” 국내 증시 반등 의견도
‘헬리콥터 벤’의 선물은 없었지만 시장은 기꺼이 받아들였다.

지난 26일(현지시각) 벤 버냉키(사진)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연설에서 “미국 경제가 즉각적 부양이 필요한 정도는 아니며, 사용 가능한 다양한 정책 수단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다우지수는 장 초반 실망감으로 220이나 급락하며 1만1000선이 무너지기도 했지만 점차 안정을 찾으며 134.72(1.21%) 상승으로 마감했다. 이날 하루 등락폭은 무려 397(3.63%)에 달했다. 미국 경제가 당장 쓰러질 정도는 아니며 다음달 2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대책이 나올 것이란 점에 안도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새로운 부양책이 나오지 못한 이유는 지난해 시행한 2차 양적완화가 물가를 올려놓은 것 말고는 경기 회복에 변변히 기여한 게 없다는 비판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마지막 카드는 남아있다고 본다. 물가상승 압력이 누그러진 가운데 금융시장이 재차 충격을 받으면 카드를 꺼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지난 27일 “세계경제는 위험한 새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회복을 위한 방안은 여전히 남아있다”고 강조했다.

결국 추가 부양책의 시행 여부는 미국의 경기지표에 달려있다. 지난 주말 미국 상무부는 2분기 경제성장률을 잠정치인 1.3%에서 1.0%로 수정했다. 6월 실업률은 9.2%로 지난해 12월 이후 최고치다. 증시 폭락의 도화선이 됐던 제조업(ISM)지수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경기 기준선(50)을 밑돌 것으로 우려된다. 시장에선 다음달 1일 발표되는 8월 제조업지수를 48.8로 예상한다.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떨어지면, 미국에서 중국의 수출품을 수입하려는 수요가 줄어들어 중국의 성장률 하락이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 이는 한국의 해외 수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한국의 8월 무역수지가 적자로 돌아섰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20일까지 전년 동기 대비 수출은 14.4% 늘었지만 수입이 21.5% 증가해 무역수지가 2010년 1월 이후 19개월 만에 적자로 반전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외국인의 국내주식 순매도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무역적자까지 겹칠 경우,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이 커져 증시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증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번주에 국내 증시가 반등할 것으로 보는 의견이 많다. 주가가 한 달 사이에 400 가까이 떨어져 악재는 모두 반영됐다는 것이다. 수급도 좋아지고 있다. 이달 들어 국내 주식형 펀드로 3년 만에 최대규모인 2조2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이 들어오면서 지난주부터 기관투자가들이 매수 규모를 늘리고 있다. 이영원 에이치엠씨(HMC)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유럽 신용위기가 번지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미국 신용등급 강등으로 출발한 1라운드 하락은 이제 마무리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광덕 선임기자 k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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