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추이
[이종우의 흐름읽기]
일시적인 숨 고르기일까, 조정의 시작일까?
주가가 2200 부근에서 2주간 공방을 벌이다가 주저앉자 추가 하락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주 하락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숨 고르기로 보는 의견이 강하다. 선진국 주식시장에 문제가 없고, 주가가 2200대에 묶여 있는 동안에도 외국인이 2조원 가까이 주식을 매수했으며, 국내외 유동성 흐름에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 시장을 끌고 온 요인이 계속되고 있는 상태에서 주가가 크게 하락하기 어렵다는 생각이다. 일본 지진 이후 주가가 예상보다 빠르고 크게 상승한 만큼 속도 조절이 불가피했는데 지금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조정의 시작으로 여기는 쪽은 주가 수준을 거론하고 있다. 종합주가지수가 2200까지 높아진 상태에서 추가 상승이 있으려면 꾸준한 경기 회복이 뒷받침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최근까지 시장은 고주가 부담을 자동차·화학 중심의 쏠림 현상을 통해 극복해 왔는데, 주가 차별화가 심해져 이 또한 여의치 못한 상태가 됐다고 생각하고 있다.
숨 고르기와 조정의 시작, 어떤 쪽이 됐든 지금 주가가 높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따라서 다시 상승하려면 투자자들이 주가에 대한 적응력을 키울 때까지 기다려야 할 가능성이 높다.
외국인은 선진국 시장 상황에 따라 매매 패턴을 바꿨다. 지난주까지는 선진국 시장 강세로 외국인 매수가 계속됐지만, 국내외 경제에 대한 우려가 주가를 끌어내리고 있어 외국인 매수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매수 주체의 매매 패턴이 바뀔 경우 주식시장에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실적에 대한 기대도 약해지고 있다. 1분기는 업종별로 실적의 부침이 심해 자동차·화학·조선 등은 많은 이익을 낸 반면, 정보기술(IT) 등은 기대 수준에 못 미쳤다. 그동안은 시장이 이익을 많이 낸 업종을 중심으로 움직여 실적이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앞으로는 달라질 수 있는데 시장이 약해지면서 이익이 부진한 업종을 중심으로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형태가 나타날 수 있다.
주가 조정이 일본 지진 이후 상승 부분을 정리하는 수준 정도에 그칠지, 아니면 유동성 장세의 출발이었던 지난해 9월 이후 상승을 정리하는 수준까지 확대될지 여부는 판단하기 힘들다. 어느 쪽이 됐든 단기 투자는 주의해야 한다. 특히 상승이 컸던 종목들은 약간의 변화에도 주가가 급변할 수 있으므로 적극적인 매수를 자제했으면 한다. 주식시장에서 가장 큰 악재는 주가가 높다는 사실이란 점을 명심했으면 한다. 솔로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