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이종우의 흐름읽기]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긍정적인 판단이 계속되고 있는 셈인데 변화가 있었다면 외국인이 매수를 접고 주식을 팔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일본 지진 이후 외국인 매수가 주가 상승에 영향을 줬던 만큼 앞으로 수급 변화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당분간 외국인 매수가 소강 상태를 벗어나지 못할 전망이다. 무엇보다 현재 주가 수준이 가격을 올려가면서 주식을 사들일 정도로 낮지 않기 때문인데, 이런 상황은 종목별로 더해 자동차, 화학 같은 주도주의 경우 가격 부담이 커지고 있다.
외국 시장이 소강 상태에 들어간 것도 외국인 매수에 걸림돌이다. 과거 경험을 보면 외국인은 선진국, 특히 미국 시장이 강세를 보일 때 주식을 많이 사들였다. 세계 주식시장 활성화를 염두에 둔 때문인데 대부분 선진국 시장이 4월 초를 기점으로 조정에 들어가 있다.
경제 변수와 금융정책 변화도 부담이 된다. 원-달러 환율이 1080원까지 떨어진 후 추가 강세가 저지되고 있다. 물가가 현안으로 떠오른 만큼 어느 정도 원화 절상이 용인됐지만 추가 절상은 정부로서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현 수준에서 원화는 추가 절상되기보다 1080원과 1100원 사이에 머물 가능성이 큰데 이 경우 환율 변동에 따른 외국인 매수를 기대하기 힘들다.
금융정책과 관련해서는 유럽연합(EU)의 금리 인상이 문제다. 시기가 예상되었던 만큼 금리 인상 자체가 시장에 영향을 주지 않았지만, 선진국들도 금리 인상에 나설 단계가 됐다는 것을 인식시켜 줘 심리적으로 부담이 되고 있다.
외국인 매수가 약해져도 주가가 하락하지 않을 전망이다. 영향은 시장의 탄력을 떨어뜨리는 정도에 그칠 가능성이 높은데 무엇보다 현재 경제 펀더멘털이 양호하고 2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가 높기 때문이다. 1분기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는 부담은 아이티(IT) 주식의 하락을 통해 주가에 어느 정도 반영됐다. 1분기 실적 기대치가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2분기 실적 전망치가 계속 올라가고 있는 것이 현재의 기대 수준을 보여주는데 기대가 계속되는 한 주가가 크게 하락할 수 없다. 주가가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빠른 상승이 계속되기 힘들다.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을 덜고 전체적으로 상황을 재정비하는 기간이 이어질 전망이다.
주도주의 상승은 여전하다. 아직 자동차, 화학 등을 대체할 대상을 찾지 못한 이상 시장은 이들을 중심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다. 느긋한 마음을 가지고 실적 등을 확인하는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3월 이후 외국인 순매수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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