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이종우의 흐름읽기]
경제 지표가 후퇴하고 있다.
우선 설문조사 형식으로 이루어지는 지표가 안 좋다. 4월 기업실사지수(BSI)는 3월보다 10포인트 이상 급락한 99.3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이 지표는 17개월 연속 100을 넘는 호조세를 보여 왔는데 2월부터 변동성이 커지면서 약화되고 있다. 3월 소비자심리지수도 금융위기가 발발했던 2008년 10월 이후 가장 큰 폭인 7포인트가 떨어지면서 기준점 100을 밑돌았다. 기업이나 소비자 실사지수가 낮아진 것은 일본 대지진과 중동 정정 불안, 물가 상승 등으로 경기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 지표도 주춤하고 있다. 주가와 연관성이 높은 선행지수는 1월에 전년 동기 증가율이 하락세를 멈춘 후 2월에 다시 떨어졌다. 시장에서는 이런 움직임을 계절적인 요인으로 해석하고 있지만 향후 추이를 살펴봐야 할 것 같다. 과거 예를 보면 설문조사 형식의 지표가 둔화된 뒤 시간이 지나면 실제 지표도 둔화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은 그렇지 않을 가능성도 높은데 조사 형식상 설문 지표들이 이벤트에 민감할 수밖에 없어서다. 3월에 일본 지진을 비롯해 각종 이벤트가 집중적으로 발생했었다.
4월에 경기가 다시 회복 국면에 들어가더라도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과거보다 떨어질 전망이다. 향후 예상되는 경기 회복이 미미하기 때문인데 회복 모습은 금융위기 직후처럼 경제가 크게 위축됐다 크게 상승하는 형태가 아니라, 2006년같이 일정 폭 오르다 고점 부근에서 횡보하는 모습이 될 가능성이 있다. 경기 상승 폭이 제한적이면 주가에 미치는 영향도 감소할 수밖에 없다. 경기 이상으로 유동성이 시장을 좌우하고 있는 점도 영향력을 떨어뜨리는 부분인데 지난해에도 경기지표가 둔화됐지만 유동성으로 주가가 계속 올랐다. 이런 상황은 당분간 변하지 않을 것이다.
종목간 움직임도 계속 변하고 있다.
시장을 주도했던 자동차, 화학 등의 힘이 여전하지만 정보기술(IT)과 금융주의 간헐적인 반등도 나타나고 있다. 투자자들이 높은 주가에 부담을 느끼고 있기 때문인데, 이런 한계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화학 등이 계속 유망해 보인다. 이번 상승이 외국인 매수 재개에 따른 영향 아래에서 진행되고 있어 매수 종목과 매수하지 않는 종목 간 차이가 벌어질 수밖에 없다. 실적에 대한 판단도 주가 차별화를 가져오는 요인인데 자동차 주식이 오르는 이면에는 1분기에 차량 판매 확대에 따라 이익이 늘어나리란 실적 개선이 깔려 있다.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코스피와 IT업종 1분기 이익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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