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과 인버스 추이
개미도 뛰어들 수 있는 ‘달러선물 ETF’ 잇따라
원화 강세·약세 예측…양방향 모두 투자 가능
원화 강세·약세 예측…양방향 모두 투자 가능
1100원대가 무너진 환율의 향방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020원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변동성이 높아지고 있는 외환시장에 일본의 ‘와타나베 부인들’처럼 한국의 개인투자자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올 들어 달러선물을 기초자산으로 구성한 상장지수펀드(ETF)가 잇달아 나왔다. 상장지수펀드는 펀드이지만 주식처럼 증시에 상장돼 언제든지 사고팔 수 있는 상품이다. 개인이 달러선물에 직접 투자하려면 계좌개설 증거금만 1500만원이 필요하지만 상장지수펀드는 주가가 1만원대이고 1주 단위로 거래되기 때문에 소액투자자도 참여할 수 있다.
현재 한국거래소에는 달러 상장지수펀드 2종목이 거래되고 있다. 지난 2월24일 상장된 ‘코세프 미국달러선물’은 이름 그대로 달러선물지수 흐름을 따라간다. 환율이 상승(달러 강세, 원화 약세)하면 이 펀드의 가격도 오른다. 국내 주식시장의 흐름과 가장 반대로 움직이는 자산이 달러로, 2007년 1월부터 2010년 9월까지 기간에 -0.573의 상관관계를 나타냈다. 따라서 증시가 하락 반전할 때를 대비한 분산투자 관점에서도 유효하다.
그런데 지금처럼 환율이 하락(달러 약세, 원화 강세)하는 경우에는 손실을 본다. ‘코세프 달러선물’은 상장 첫날 주가가 1만2500원이었는데 현재는 이보다 약 500원 정도 낮게 거래되고 있다.
그래서 환율이 떨어질 때 수익을 볼 수 있는 상품이 나왔다. 지난 1일 거래소에 상장된 ‘코세프 미국달러선물 인버스’다. 인버스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이 펀드는 환율이 떨어지면 주가는 거꾸로 올라간다. 앞의 ‘코세프 달러선물’과 역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이다. 달러선물을 매도하는 포지션으로 설계됐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원화 가치가 강세를 보일 때 유리한 상품이다.
또 달러화 기준으로 표시되고 환율변동에 노출돼 있는 국외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라면 이 펀드를 환헤지용으로 활용할 수 있다. 달러 약세로 인한 원화환산 손실을 이 상품에서 나오는 수익으로 상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제 개인도 달러 약세가 예상될 때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데 의미가 있다. 달러 인버스 펀드를 매수해 달러를 매도하는 효과를 얻음으로써 수익을 낼 수 있는 것이다. 환율 상승뿐 아니라 환율 하락이라는 양방향에 모두 투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두가지 상장지수펀드는 달러선물 증거금을 제외한 약 90%의 자금을 채권에 투자한다. 시중금리 수준의 수익을 덤으로 얻을 수 있다는 얘기다. 반면 이자소득과 환차익에 대해서는 과세된다. 아직은 거래량이 수천주에 불과해 제때 사고파는 데 제약이 따르거나 가격 형성이 세밀하게 이뤄지지 않을 위험성도 있다. 이중호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변동성이 심한 장세에서 통화관련 상품을 대안투자 대상으로 고려할 만하지만, 상당수의 상장지수펀드가 그렇듯이 유동성 공급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 살펴가며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광덕 선임기자 k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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