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증권 시장과 코스닥 시장의 순이익 추이
작년 영업이익 증가율 각각 39%-21%…순익도 코스닥은 감소
지난해 상장사들의 이익은 급증했지만 유가증권(코스피) 기업과 코스닥 기업 간 실적은 격차가 더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가 12월 결산법인의 ‘2010 사업연도 실적’을 집계한 결과, 영업이익은 94조8435억원으로 전년보다 38.2% 늘었다. 매출액은 1206조590억원으로 14.3%, 순이익은 84조272억원으로 57.8% 각각 증가했다. 이는 전년과 비교 가능한 기업 1352곳과 이와 별도로 국제회계기준을 도입한 삼성전자 등 41곳의 실적을 합산한 것이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급증한 데는 전기전자와 자동차 업종이 효자 구실을 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전기전자 업종의 영업이익 증가율은 무려 758.5%에 이르렀다. 특히 삼성전자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17조3000억원으로 전년보다 58.3% 늘었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영업이익은 각각 3조2266억원, 1조6802억원으로 44.4%, 46.8%씩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주요 대기업들이 지난해 세계 경제가 글로벌 경제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는데도 높은 원-달러 환율과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의 경기부양 정책에 힘입어 사상 최대의 실적으로 올린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중소·벤처기업이 많은 코스닥의 실적은 상대적으로 침체를 면치 못했다. 유가증권시장 기업들의 전체 영업이익은 지난해 25조3861억원(39.4%)이나 증가한 반면, 코스닥 상장사는 8785억원(21.2%) 증가에 그쳤다. 특히 순이익을 보면 유가증권시장 기업들은 60%가 넘는 증가율을 기록했으나, 코스닥 업체들은 되레 0.06% 감소했다. 상대적으로 우량하다는 ‘코스닥100’ 및 ‘스타 지수’ 편입 기업의 순이익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
영업이익률도 유가증권 상장사는 1%포인트 정도 올라갔지만, 코스닥은 0.18%포인트 상승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수출 대기업들의 온기가 여전히 후방으로 전달되지 않은 탓으로 보고 있다. 매출액 증가율은 유가증권시장을 앞서지만 대기업들에 대한 협상력 열위로 실익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경기회복 영향으로 상장사들의 재무구조는 많이 개선됐다. 지난해 유가증권 상장사의 부채비율은 9.52%포인트 감소하며 100%대 아래로 내려갔다. 한광덕 선임기자 k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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