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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증권

재난이 상승동력 ‘주가의 역설’

등록 2011-04-03 20:40수정 2011-04-03 21:02

주가 반전의 계기가 된 9.11테러
주가 반전의 계기가 된 9.11테러
[이종우의 흐름읽기]

주식시장은 이상한 속성을 여러 개 갖고 있다. 그중 하나가 하락 막바지에 외부 충격에 의해 주가가 급락하는 것이 반대로 상승의 전환점이 되는 경우다. 예를 들면 2001년 9·11테러가 그런 경우다. 테러 이전 종합주가지수는 2000년에 1050에서 500까지 떨어진 뒤 10개월 동안 630을 넘지 못하는 조정 국면에 있었다. 이런 상황은 9·11테러가 발생하면서 깨져 주가가 단숨에 460까지 떨어졌다. 이때가 반전의 출발점이었는데 시장이 지속적으로 올라 1000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상승했다. 테러 발생 시점에는 엄청난 공포가 시장을 눌렀지만 결과적으로 이 부분이 상승의 계기가 된 것이다.

이번도 마찬가지다. 1월 말부터 주가가 떨어지기 시작해 일본 지진 전에 10% 가까이 하락했고, 수급 상황도 좋지 않아 외국인 매도가 계속됐었다. 일본 지진을 계기로 이 두 부분이 극적으로 바뀌었고 주가는 지난주 사상 최고치에 올라섰다.

주가가 ‘마지막 하락’을 거치면서 반전하는 것은 외부 충격 과정에 기존 악재들이 한꺼번에 매몰되기 때문이다. 이번만 보더라도 중동사태에 따른 고유가-고물가 부담, 외국인 매도 등이 일본 지진으로 주가가 하락하는 동안 시장에 흡수되고 말았다.

투자 환경이 바뀌기 때문일 수도 있다. 9·11테러 직후 미국 중앙은행이 금리를 큰 폭으로 내렸고, 다른 선진국들도 이에 동조했다. 실제 경제적 영향이 크지 않았음에도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해 강수를 둔 부분이 사태가 수습되면서 주가를 끌어올리는 구실을 한 것이다. 이번에도 지진을 수습하기 위해 일본 정부는 14일 하루에만 15조엔의 유동성을 공급하는 등 강도 높은 정책을 계속 폈다. 주식시장 입장에서 정책이 ‘전화위복’의 계기를 마련해 준 셈이다.

이제 관심은 주가가 어디까지 오를 것인지에 모이고 있다. 일정 수준 넘어가리라 예상되지만, 그렇다고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을 지속하기는 힘들 전망이다. 외국인 매수가 늘어난 것은 일본 지진에 따른 반사 이익을 고려한 측면이 큰데 관련주 가격이 상승해 매력이 떨어지고 있다. 반사 이익이 어느 정도일지 판단하는 데도 시간이 걸린다. 실적을 반영해 주가가 양극화된 상태에서 종합주가지수가 추가 상승하기 위해서는 오르지 못했던 종목의 상승이 필요한데 이 부분이 이루어질 수 있을지 확신하기 어렵다. 주가는 속도 조절의 과정을 거치면서 조금씩 전진해 가지 않을까 생각된다.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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