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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증권

‘초단타 매매’ 수사 확대…특혜 준 증권사에 칼끝

등록 2011-03-24 20:49

ELW 상장종목 수와 하루평균 거래대금 추이
ELW 상장종목 수와 하루평균 거래대금 추이
검찰, 5곳 추가 압수수색
빠른 전산시스템 제공 등
초단타 투자자 우대 의혹
주식워런트증권(ELW) 시장에서 벌어지는 초단타 매매 과정에서의 불공정거래 혐의를 포착한 검찰이 연 이틀 증권사들을 압수수색했다. 업계에서는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과 함께 시장 위축에 대한 걱정도 나오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부장 이성윤)는 24일 대신증권과 현대증권 등 증권사 5곳을 추가로 압수수색했다. 이로써 검찰이 주식워런트증권 불공정거래에 관여한 혐의를 잡고 압수수색한 증권사는 삼성·우리·이트레이드·에이치엠시(HMC)·케이티비(KTB)·신한·유진·엘아이지(LIG) 증권 등 모두 10곳으로 늘어났다. 검찰은 증권사들이 몇몇 ‘스캘퍼’(초단타매매 투자자)들과 짜고 시장을 교란하거나 부당이득을 챙겼다는 단서를 잡고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소수의 스캘퍼들을 제외하고는 모두 손해를 보고 있다”며 “혐의는 자본시장통합법 위반”이라고 말했다.

주식워런트증권은 시장 방향성과 변동성에 따라 수익률이 정해지기 때문에 그만큼 위험도가 큰 상품이다. 그럼에도 국내 주식워런트증권 시장은 2005년 12월 개설된 이래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기반으로 고수익을 선호하는 투자 심리가 맞물려 세계 2위 시장으로 급성장했다. 실제로 지난해부터 주식워런트증권 시장이 급팽창하면서 과열 양상을 보인데다 주로 개인 투자자들이 큰 손해를 보아온 터라 진작부터 증시의 뇌관이 될 조짐을 보이고 있었다. 이번 수사는 증권사들이 주식워런트 시장의 큰 손인 초단타 매매자(스캘퍼)들을 우대했는지 여부와, 특혜를 줬다면 어떤 방식으로 거래를 했는지를 밝히는 게 초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스캘퍼란 주식보유 시간을 2~3분으로 해 하루에도 수십번 또는 수백번씩 트레이딩을 하면서 단기 시세차익을 챙기는 투자자들을 말한다. 전문 스캘퍼들은 주식워런트 가격의 움직임을 통해 유동성 공급자의 개입 시점을 예측하고 매수 또는 매도 주문을 내게 된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스캘퍼들이 빠른 대응을 통해 이득을 취했다면 규정이나 법 위반 여부가 애매하다”며 “증권사가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부당한 편의를 제공했는지 여부가 관건일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사 입장에서 이들은 약정도 많고 잦은 거래로 높은 매매수수료를 안겨준다. 증권업계 또다른 관계자는 “만약 증권사들이 스캘퍼들에 편의를 제공했다면 하나는 빠른 전산시스템을 제공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수수료를 특별히 낮춰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검찰 수사로 증권가에서는 과도하게 팽창하던 주식워런트증권 시장이 불공정 거래 시비로 결국 화를 자초했다는 반응과 함께 파생상품 시장에 대한 부정적인 기류를 확산시켜 시장 기능을 위축시키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이찬영 김태규 기자 lcy100@hani.co.kr

■ 주식워런트증권(ELW)

주가지수 또는 개별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미리 정한 시기나 가격에 해당 주식을 사거나 팔 수 있는 권리가 주어지는 증권이다. 보통 주식워런트증권, 영어로 ‘ELW’(Equity Linked Warrant)라고 한다. 만기일에 해당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는 ‘콜 워런트’, 팔 수 있는 권리는 ‘풋 워런트’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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