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등 지난해 영업부진 딛고 52주 신고가
전문가들 “해운업 호황 따른 기대감 반영”분석 조선주들이 새해 들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코스닥 급등과 삼성전자의 부활로 증시가 떠들썩한 분위기속에서 소리소문없이 꾸준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더구나 조선주들은 삼성중공업이 지난해 영업적자를 내는 등 실적이 최악인 상황에서도 52주 신고가를 치는 ‘괴력’을 보이고 있다. 이는 내년부터 본격화될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일찍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19일 삼성중공업은 전날보다 6.62%가 급등한 7275원에 장을 마쳤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14일 지난해 1093억원의 영업손실을 내 적자전환했고 4분기 영업손실만 99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주가는 이날 일시적으로 하락한 뒤 15일부터 계속 오르고 있다. 현대중공업도 2.44% 상승해 5일째 오름세를 보였다. 대우조선해양은 1.46%, 에스티엑스조선은 4.76%, 한진중공업은 3.12% 올랐고 현대미포조선만 1.15% 하락했다. 이 가운데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한진중공업, 현대미포조선은 이날 52주 신고가를 찍었다. 지금까지 지난해 실적 발표를 한 곳은 삼성중공업 한 곳이지만 다른 업체들도 대체로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조선업체들은 지난 2002년 불황기에 저가수주한 물량이 지난해부터 인도되기 시작한데다, 환율 하락과 원자재값 인상 등이 겹치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실적이 본격적으로 악화되기 시작했다. 이런 실적 악화는 최소 올해 2분기까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주가는 현재가 아닌 미래의 실적에 주목하고 있는 듯 보인다. 2003년~2004년 해운업 호황으로 수주물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난데다 수주단가도 지속적으로 상승해왔다. 따라서 이런 수주물량이 본격적으로 인도되기 시작하는 올해 말부터는 조선업종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것에 전문가들은 이견이 없다. 남권오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실적은 2분기, 업체에 따라서는 3분기까지도 계속 내려갈 것이 확실하지만 이는 이미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라며 “실적이 바닥을 찍는 것을 보고 들어가면 늦는다”고 말했다. 남 연구원은 “현재보다 미래가치를 높게 평가하는 투자자들은 이미 주식을 사고 있다”며 “2007년 예상실적으로 분석하면 현재 주가수익비율(PER)은 3배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송재학 엘지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실적이 너무 나빠 단기적으로 ‘매수’의견을 내기가 어렵지만 장기 투자 관점으로 보면 조선주는 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크레디트 스위스 퍼스트 보스톤(CSFB)증권도 “초대형유조선(VLCC) 선가가 지난 2주간 7.2% 급등했으며 이는 지난 25년 내 최대 상승폭”이라며 “조선업체들의 수익성이 예상보다 크게 호전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비중확대’ 의견을 제시했다. 현재 조선업체들은 3년치 수주물량을 모두 확보해놓아 공급자 우위시장이 계속되고 있는데다 환율하락분, 원자재값 인상분 등을 모두 선가에 전가시키고 있어 척당 수주단가는 계속 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송재학 연구원은 “중국의 조선업체들이 본격적으로 경쟁에 뛰어드는 2006년께부터는 수주단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고 이 물량이 실적에 반영되는 2008년 이후부터는 실적 둔화가 예상될 수 있지만 이는 먼 훗날의 이야기”라고 말했다. 단, 조선업체들의 실적 발표가 본격화되면 심리적 위축으로 일시적으로 주가가 조정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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