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증권사 자문형랩 수수료
14일부터 3→1.9%로 인하
현대증권도 절반으로 줄여
‘고객 모시기’ 주도권 다툼
선두그룹은 “현 수준 유지”
현대증권도 절반으로 줄여
‘고객 모시기’ 주도권 다툼
선두그룹은 “현 수준 유지”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자문형 랩 시장을 둘러싼 증권업계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이 10일 자문형 랩 수수료를 1.1%포인트 낮추겠다고 전격 발표했고, 현대증권도 이날 업계 최저를 선언하며 수수료 인하 경쟁에 뛰어들었다. 비교적 후발주자인 미래에셋증권과 현대증권이 공격적으로 수수료 인하에 나선 것은 자문형 랩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고 고객 유치를 선점하겠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자문형 랩의 경우 일반 주식형펀드에 비해 수수료가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증권사들의 수수료 경쟁은 금융 소비자 이익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미래에셋증권은 오는 14일부터 기존 3.0%인 자문형 랩 수수료를 1.90%로 내리겠다고 밝혔다. 8일 기준 8025억원의 자문형 랩 잔고를 보유한 미래에셋증권은 신규고객은 물론 기존 고객에게도 일괄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부회장은 “이번 수수료 인하를 통해 자산관리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나갈 것”이라며 “랩아카운트 수수료 현실화뿐 아니라 선의의 수익률 경쟁을 주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현대증권 역시 14일부터 자문형 랩 수수료를 50% 인하해 연 1.0~1.4% 수준으로 낮춘다고 밝혔다. 현대증권은 현재 가입금액별로 최고 3.0%~최저 1.5% 수준이지만 수수료를 50% 인하할 경우 1.5~1.0% 정도로 낮아진다. 현대증권 관계자는 “기관과 법인을 주고객으로 랩어카운트시장 2위지만, 지난해부터 개인 고객을 강화한다는 면에서 자문형 랩 수수료 인하를 준비해왔다”며 미래에셋증권의 발표로 갑작스럽게 발표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자문형 랩은 고객의 계좌를 일괄 관리하는 랩어카운트의 하나로, 자문사의 조언을 받아 주로 주식에 자산을 운용하는 상품이다. 개인 자산관리형 상품이 인기를 끌면서 자문형 랩 시장도 급성장해왔고 중장기적으로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이에 따라 자문형 랩 시장을 둘러싼 대형 증권사들의 한판 대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러나 선두주자인 삼성증권·대우증권·우리투자증권 등은 수수료 인하 계획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삼성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은 자사 자문형 랩 잔고의 70~60%가 이미 수수료 2% 수준으로 크게 높지 않다는 입장이며, 한국투자증권과 에스케이증권도 현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또 인덱스펀드를 제외할 경우 주식형펀드 수수료와 비교해서도 크게 높지 않다고 주장한다. 특히 서비스의 질을 생각했을 때 단순비교는 어렵다는 것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자문형 랩의 경우 매매수수료(주식을 사고팔 때 받는 수수료)가 없어 일반 액티브펀드와 차이가 생각만큼 크지 않은데다 1개월에 한번씩 보내는 운용보고서 등 서비스의 질에서도 차이가 있어 단순 비교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찬영 기자 lcy100@hani.co.kr
랩어카운트 계약자산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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