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시총 1133조, 국내총생산 대비 117% ‘사상최고’
중·타이보다 높아…국민소득·기업비중 증가세 반영
중·타이보다 높아…국민소득·기업비중 증가세 반영
최근 코스피 지수가 2000을 넘으면서 시가총액이 다시 국내총생산(GDP)을 웃돌자, 과열 여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22일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0.05% 오른 2038.11로 하루 만에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이날 시가총액은 1133조원으로, 국제통화기금(IMF)이 추정한 올해 우리나라 명목 국내총생산(GDP) 1104조원을 훌쩍 넘어섰다. 코스피 시가총액이 국내총생산을 처음 넘어선 것은 지난 2007년 말이었는데, 금융위기로 말미암아 위축됐다가 최근 주가가 회복하면서 다시 국내총생산을 웃돌게 된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과열 여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현재 한국의 지디피 대비 시가총액 비중은 사상 최고치인 117%로, 이머징 국가 가운데 홍콩, 대만, 인도보다는 높지 않지만 타이(80%), 중국(60%), 인도네시아(50%) 등에 비하면 높은 편”이라며 “글로벌 투자자의 입장에서 추가적인 시총 증가는 부담스러울 수 있다”고 말했다.
지기호 엘아이지(LIG)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다른 견해를 내놨다. 지 팀장은 “1970년부터 코스피와 1인당 국민소득(GNI) 간에는 ‘1 대 10’의 관계가 유지되어 왔다”며 “2010년 말 1인당 국민소득이 다시 2만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코스피가 2000선을 넘어 추가적인 상승세를 보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선진국의 예를 보면, 1인당 국민소득이 2만5000달러에 이르는 시점까지 자본시장은 능동적이든 수동적이든 커지게 된다”고 덧붙였다.
시가총액만으로 주식시장의 과열 여부를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주식시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영국과 미국은 시가총액의 비중이 높고, 그렇지 않은 독일은 비중이 낮다”며 “일률적으로 고평가냐 저평가냐를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외환위기 직후 국내총생산에서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8%였는데 지금은 17%까지 늘어났다”며 “주가가 기업의 가치를 반영하는 거라고 한다면 국내총생산 대비 시가총액의 비중이 늘어난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말했다. 그는 “거품 논란보다는 지속 가능한 성장 구조냐에 대한 논란이 벌어져야 할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재성 기자 s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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