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량주 중심 ‘차별화 장세’에 개미들 체감지수 낮아
“중소형주 보유 유리” “갈아타라” 내년 전망 엇갈려
“중소형주 보유 유리” “갈아타라” 내년 전망 엇갈려
개인투자자들은 지금이라도 대형주로 갈아타야 할까.
코스피 지수는 3년여 만에 2000선을 회복했지만 주가 상승이 대형주 위주로 진행되면서 개인들이 느끼는 체감지수는 훨씬 낮다. 한국거래소 집계를 보면, 16일 현재 대형주 지수는 지난해 말에 견줘 21.42% 상승한 반면 중형주는 12.35%, 소형주는 15.93% 상승에 머물고 있다. 코스피 지수와 코스닥 지수를 비교해보면 코스피 지수가 19.40% 오르는 동안 코스닥 지수는 0.3% 하락했다.
대형 우량주 중심의 차별화가 내년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과 소외 종목이 유리하다는 전망이 엇갈린다. 임수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대세 상승기에서 50개 종목을 중심으로 주가 차별화가 이뤄졌듯이 국내 증시도 우량 대형주 투자가 안전하다”며 “현재는 인플레이션 단계로 자산가격이 상승하고 있어 전체적인 분위기는 대형주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올 들어 진행된 자금시장 재편도 대형주 수급에 긍정적이다. 올해 큰 폭으로 성장세를 보인 랩어카운트와 주가연계증권(ELS)은 자금 성격상 대형주를 선호한다. 자문형 랩으로 대표되는 랩어카운트는 올해 계약자산이 14조원가량 증가했다. 올해 주식형펀드에서 대량으로 빠져나간 자금 일부가 랩어카운트로 유입됐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랩어카운트는 소수 종목에 집중투자해 초과수익을 기대하는 상품으로, 자금 유출입이 쉬운 대형주에 투자할 수밖에 없다. 주가연계증권 역시 우량종목 2개를 연계한 상품이 대부분이다. 이와 함께 국내 증시를 끌어올리는 큰손인 외국인과 연기금도 전통적으로 대형 우량주를 선호해왔다.
이에 반해 위험자산 선호도가 개선되면 우선적으로 중소형주와 코스닥 시장이 수혜를 입게 된다는 분석도 있다. 또 중소형주의 경우 내년도 이익전망에 비해 저평가된 기업들이 많은 점도 유리하다. 한마디로, 많이 억눌려 있었기 때문에 많이 오른다는 얘기다. 오태동 토러스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통상적으로 첫번째 경기회복 효과는 가계로는 상류층, 주식으로는 대형주 위주에 머문다면 두번째 경기회복 국면에서는 중산층과 중소형주의 수혜로 확산된다”며 “내년 상반기까지 중소형주 수익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대형주로 갈아타기보다는 보유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중국과 한국의 경기선행지수가 연말 또는 연초에 상승 반전할 가능성이 높아 경기회복 신호가 확산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대우증권은 최근 10년간 데이타를 분석한 ‘달력효과’ 보고서에서 “연말에는 배당 기대 등으로 대형주가 강세를 보이고 과도기적인 1월을 거쳐 2월에는 대형주 약세-중소형주 강세인 모습을 띠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이찬영 기자 lcy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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