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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증권

‘유동성 랠리’ 진행형…세계경제 더딘 회복 ‘복병’

등록 2010-12-14 20:20수정 2010-12-15 10:46

기업실적 좋고 주가수익비율 낮아 더 오를수도
유럽 재정위기·중 긴축정책 등 ‘악재’ 경계해야
코스피 2000선 안착할까

2000 재돌파의 최대 동력은 미국발 양적완화 정책 등에서 비롯된 풍부한 유동성 장세다. 물론 유럽 재정위기에서 중국의 긴축 움직임, 미국의 경기 재침체 우려, 코리아 리스크까지 대내외 악재를 딛고 회복한 것이어서 의미는 적지 않다. 하지만 세계 경제가 더딘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유입되는 유동성에 바탕을 둔 것이어서 시장의 관심은 국내 증시가 2000선에 무사히 안착할 수 있을지에 쏠리고 있다.

우선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소비침체 등 여건이 악화됐음에도 국내기업들의 실적이 호전되며 주가수익비율(PER)이 당시보다 높지 않는 점이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코스피 지수가 사상 최고를 돌파했던 2006년 10월~2007년 1월에 국내증시의 주가수익비율은 평균 11.4배였으나, 지난해 12월 이후 1년 동안 평균 주가수익비율은 9.4배에 불과하다.

외국인의 지속적인 매수세에도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당시와 비슷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2007년 10월 말 시가총액 대비 32.49%였던 외국인 비중은 14일 현재 32.71%로 거의 변함이 없다. 외국인은 2005년 3조228억원어치의 순매도를 기록하며 국내 증시에서 발을 빼기 시작했으나 지난해 순매수(32조3902억원)로 돌아선 뒤 올해도 19조8889억원어치를 순매수 중이다.

코스피 지수 2000 회복까지 (※ 이미지를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또 코스피 지수가 같은 2000선이라도 2007년과 올해는 여러가지 면에서 다르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2007년은 호황의 결과로 주가지수가 2000선을 넘었다면 올해는 기대감과 희망이 섞여 있다”며 “경기선행지수 등 경제가 서서히 돌아서는 국면이고 기업이익에 대한 평가도 당시보다 싸기 때문에 부담스럽지는 않은 국면”이라고 말했다. 2005년의 재평가 장세가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종우 에이치엠시(HMC)투자증권 센터장은 내년 1분기까지는 긍정적인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 센터장은 “이미 9월부터 유동성에 의한 시장이 됐고 전례로 봤을 때 내년 1분기까지는 지속될 것”이라며 “다만 국내 자금이 들어올 가능성은 적고 결국 외국인 장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외국인 자금의 유입세가 줄어들면 주가는 큰 폭의 조정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국내외 증시에 악재로 작용했던 중국의 긴축 기조와 유럽 재정위기 등이 해소된 게 아니라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에 앞으로 증시가 큰 폭의 조정을 받을 여지는 남아 있다. 여기에 최근 주가상승이 전기전자 등 특정 업종 위주로 이뤄져 업종 전반적으로 확산되지 않고 있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홍순표 대신증권 시장전략팀장은 “코스피 지수 2000선에 올라온 상황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으나 외국인 의존 증시, 전기전자 업종만의 견인 등으로 볼 때 불안요인이 될 수 있다”며 “중국 당국의 향후 긴축 강도가 커질 가능성이 있는데다 유럽발 위기도 연초까지는 지속적으로 문제를 드러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찬영 기자 lcy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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