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매수 주체별 매매현황
1주일새 수천억씩 순매수
개인·외국인 매도 ‘대비’
‘국내 유동성의 힘’ 분석도
개인·외국인 매도 ‘대비’
‘국내 유동성의 힘’ 분석도
‘악재와 국내 유동성의 힘겨루기.’
코스피 지수가 국내외 잇따른 악재가 쏟아지고 있음에도 견조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 이후 남북 대치 국면이 계속되고, 남유럽 국가 재정위기는 또다시 불거지고 있으며, 중국은 추가 긴축 움직임을 보이는 등 어느 것도 증시에 우호적이지 않다. 여기에 지난 10월 산업생산은 전달 대비 4.2% 감소해 전월비로는 2008년 12월 이후 최대 감소폭을 기록한 것도 부담이다.
그러나 코스피 지수는 1일 전날보다 24.69(1.30%) 오른 1929.32로 마감했다. 미국 다우지수가 3일 연속 하락하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 역시 3일연속 하락 뒤 이날 겨우 보합세 유지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에 대해 증시 전문가들은 악재에 대한 내성과 기지개를 켜고 있는 국내 유동성의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국내 주식형펀드의 경우 11월 중순 이후 순유입을 기록하는 등 환매 속도가 줄어들면서 기관들의 숨통이 트였다”며 “중국의 긴축정책도 유동성 과잉에 대한 대비일뿐 성장에 저해되지 않는 수준일 것으로 기대돼 지수가 안정적인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일주일(11월25~12월1일) 동안 매수주체별 매매동향을 보면 개인과 외국인이 주식을 파는 동안 기관과 연기금, 정부투자기관 등이 매수에 나섰다. 그동안 가장 큰 매도주체였던 투신이 이날 1099억원을 매수하는 등 일주일새 1586억원어치의 순매수를 보였고, 정부투자기관도 4261억원어치를 사들였으며, 은행·증권·보험 등도 순매수를 기록중이다.
이종우 에이치엠시(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유동성의 힘이 각종 악재를 이겨내고 있다”며 “나올 수 있는 악재가 대부분 나온 상태인 만큼 조만간 시장에 유리한 여건이 조성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북한 문제는 시간이 지나면 해소될 가능성이 있고, 유럽 문제도 아일랜드에서 가닥이 잡혀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지나치게 위험 회피적인 투자성향을 보이던 국내 투자자들 태도 변화의 전조일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난해 이후 유지돼왔던 외국인 매수-국내 기관 매도의 패턴이 역전되는 조짐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선진국의 수요가 부족한 상황에서 중국의 추가 긴축은 예상 외로 심각한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 팀장은 이에 따라 코스피 지수는 한동안 오르지도 내리지도 않는 엉거주춤한 상태가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찬영 기자 lcy100@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