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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증권

원자재 시장 ‘거품 주의보’

등록 2010-11-15 09:17

이종우의 흐름읽기
금에서 시작된 원자재 가격 상승이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 한달간 은이 20% 가까이 오른 것을 비롯해 납, 아연, 동 등도 10% 가까운 상승률을 기록했다. 상승세는 광물에만 그치지 않았다. 면화는 파운드당 150센트로 사상 최고치를 넘었는데 100센트 돌파 이후 한달 만에 50% 가까이 상승한 것이다. 천연고무도 ㎏당 4.35달러로 한국전쟁 당시 가격을 넘어섰고 2009년 초보다 3배 이상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원자재 가격이 오르는 데에는 나름 이유가 있다. 면화는 이머징 마켓 경제가 좋아져 의류 소비가 늘고 패션 산업이 활성화될 것이란 기대가, 천연고무는 타이 홍수로 경작지의 30%가 피해를 봤다는 이유 등이다. 광물은 자원이 한정돼 있어 소비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 거론되고 있다.

이유에 상관없이 원자재 가격 상승은 주식시장에 부정적이다.

우선 비용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 제품 가격도 따라 오를 수밖에 없는데 우리 기업 중 생산비용 증가 전체를 제품에 전가시킬 수 있는 곳이 별로 없다. 그나마 원자재 가격 상승이 세계 경기 회복에 따른 것이라면 문제가 덜하다. 경기 호전이 가격 상승 부담을 압도하기 때문인데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니다. 내년에 선진국 경기 둔화를 우려해야 하는 처지여서 원자재 가격 상승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원자재 가격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경우 상황은 심각해진다. 저금리-고유동성 정책을 펼 수 있었던 근본이 흔들리기 때문인데,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금리를 올리고 유동성을 흡수할 경우 여러 자산 가격이 요동칠 수 있다.

원자재 시장에 거품이 커지고 있다. 금융위기 발생 직후 경쟁적으로 금리를 낮추고 돈을 풀 때 시장은 가장 큰 후유증이 자산 거품이 될 것으로 예측했는데 지금 그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 세상에서 사람들이 투자할 수 있는 네 가지 중에서 채권과 원자재가 이미 거품 단계에 들어갔고, 주식의 거품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거품은 터질 때까지 거품인지 아닌지 알 수 없다. 그래서 터지기 이전까지 사람들은 가격 상승을 타당화시키기 위해 많은 논리를 만들어 낸다. 사고가 나기 전까지 올라가는 이유가 그럴듯하고 타당성 있는 것 같지만 사태가 벌어지고 나면 이런 논리들은 하나도 쓸모가 없어진다. 원자재 가격 상승이 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꼼꼼히 살펴봐야 할 시점인 것 같다.


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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