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절상 압박에 맞서
중, 은행 지급준비율 인상
중, 은행 지급준비율 인상
환율전쟁의 여파로 신흥국들이 자국통화 방어 움직임을 보이면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다시 커지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12일 외국인들이 20일 만에 매도세로 돌아서면서 21.87(1.16%) 하락한 1868.04까지 밀려났다. 외국인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148억원어치의 주식을 내다 팔았고, 개인과 기관은 각각 3453억원, 250억원 순매수를 보였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4.80원 오른 1131.5원으로 마감했다.
미국과 유럽 등으로부터 위안화 절상 압박을 받고 있는 중국은 지난 11일 지급준비율을 0.5% 인상했다. 6개 대형은행에 한해 2개월간 한시적으로 운용되지만 달러 약세에 대한 대응카드의 성격도 띠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올해 사들인 일본 국채 8월물도 모두 내다 팔아 엔화 강세 압력을 줄여주었다. 또 오스트레일리아와 인도네시아는 최근 금리를 동결했으며, 브라질은 금융거래세 부과를 통해 자국통화 절상압력을 낮추고 있다.
오승훈 대신증권 글로벌리서치 팀장은 “중국 등 신흥국들의 금리인상이 기대되면서 6월 이후 달러약세 현상과 글로벌 자금의 신흥시장 유입의 근거가 됐으나 중국이 금리 인상보다는 지준율 인상을 선택함으로써 기대치가 한풀 꺾였다”며 “올해 안에 금리를 인상하지 않겠다는 중국의 의지를 천명한 것으로, 신흥국들의 자국통화 방어 움직임과 함께 주식시장에 긍정적이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진동수 금융위원장의 채권투자 원천징수세 부활 방안 검토 발언에 채권값이 급락하는 등 시장이 반응을 보인 것도 이런 움직임과 무관하지 않다. “금융위 소관 사안은 아니지만 관계부처와 협의하겠다”는 원론적일 수 있는 답변이지만, 시장은 원-달러 환율 하락을 간접적으로 방어할 수 있어 충분히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황금단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간접적 영향은 있겠지만 확정되지 않은 과세 방안으로 인해 외국인이 주식과 채권을 모두 매도할 것이라고 보는 것은 극단적”이라며 “1900선 돌파 이후 조정을 보이지만 결국은 미국과 중국이 환율과 관련해 어떤 결말을 주고받느냐가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찬영 기자 lcy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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