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2년5개월 만에 1900을 돌파해 1903.95로 거래를 마친 6일 오후 서울 을지로2가 외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한 딜러가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2년 10개월만에 재진입
코스피 지수가 2년10개월 만에 1900선으로 올라섰다. 전날 일본은행이 기준금리를 사실상 제로금리 수준으로 낮추고 미국도 추가 경기 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란 기대에 간밤 뉴욕증시가 급등한 영향이 컸다.
6일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25.01(1.33%) 오른 1903.95로 장을 마쳤다. 코스피 지수가 종가 기준으로 1900선을 넘어선 것은 2007년 12월27일(1908.62) 이후 처음이다. 지난달 10일 1800선을 되찾은 지 보름 만에 100 오른 것이다.
이날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상승했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전날보다 1.81% 오른 9691.43을 기록했고, 대만과 홍콩,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도 1% 이상 상승세를 보였다.
증시전문가들은 예상보다 좋은 3분기 기업 실적, 엔화 자금의 유입 가능성 등으로 주식시장의 강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현재 장세는 경제의 기초체력보다는 풍부한 유동성을 중심으로 자산가격이 오르는 것”이라며 “그러나 기업이익 대비 주가가 높지 않기 때문에 거품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서동필 하나대투증권 수석연구위원도 “미국은행들이 그동안 쌓아놓았던 충당금을 이익으로 환입하는 등 미국 은행의 안정이 유동성 장세의 출발”이라며 “3~4분기에 정보기술(IT) 업체들의 이익이 크게 악화되지 않은 한 단기적으로 2000선까지 큰 장애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빨라지는 원화 절상 움직임과 각국의 보호무역주의 가능성 등은 코스피 지수 2000 돌파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그동안 천안함 사건 등 북한 변수로 원화 절상 속도가 다른 아시아권에 비해 더뎠기 때문이다. 김학균 팀장은 “원화 절상 속도는 연말까지 아시아에서 가장 빠를 수 있다”며 “현재 각국은 다른 나라의 소비를 통해 자국의 성장을 기대하는 상황으로 자칫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팽배해질 경우 주가에도 악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찬영 기자 lcy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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