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증권

‘우선주 열풍’ 막차 탔다간…

등록 2010-09-05 21:44

8월 우선주와 종합주가지수 등락 추이
8월 우선주와 종합주가지수 등락 추이
이종우의 흐름읽기 /

과거에도 그랬다. 주가가 조정에 들어갈 무렵에는 중소형주를 갖고 밀고 당기다가 마지막에 우선주가 이상 급등했다. 지난주에 우선주가 특별한 이유 없이 상승했다.

우선주 급등은 시장 위험을 감지한 투자자들이 오랫동안 소외됐던 주식을 찾는 과정에서 나온다. 여기에 투기적인 수요가 가미되고, 가격이 보통주에 비해 싸다는 사실이 겹치면서 탄력이 붙는다.

가격이 한창 오를 때 가끔 보통주보다 우선주 가격이 높아지는 경우가 생기는데 이즈음이 투기 매매가 극에 달하는 때다. 가장 심했던 경우는 1999년 ‘전환 우선주’의 가격을 끌어올릴 때였다. 전환 우선주란 일정 시간이 지나면 의결권을 부여해 보통주로 바꿔주는 우선주를 말한다. 당시에 보통주 가격의 4~5배가 되는 우선주가 속출했는데 이론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현상이었다. 전환 우선주를 최대한 긍정적으로 해석해도 몇 년 동안 보통주에 비해 배당을 조금 더 받는다는 것 말고는 메리트가 없는데 주가가 이렇게 벌어졌기 때문이다.

우선주 열풍이 끝나면 가격이 빠르게 하락하고 거래도 뜸해진다. 이렇게 볼 때 우선주, 특히 기업 규모가 작은 중소형 기업의 우선주는 가끔 있는 특수를 제외하고 적절한 투자대상이 아닌 것 같다.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우선주 대부분은 1988~1990년 사이에 상장된 것이다. 당시는 3저 호황으로 주가가 급등하자 돈이 주식시장으로 몰려들었는데 시장 규모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던 시기였다. 기업들이 증자를 해서 시장 규모를 키우면 되지만 증자로 인해 지분율이 낮아질 것을 우려한 대주주의 입장을 무시할 수 없었다. 여기에 3년 뒤 시작될 외국인 주식 매매 허용 때 국부 유출을 막고,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정책적 판단까지 가미되어 나온 것이 우선주다. 발행 당시에는 보통주보다 10% 정도 싼 가격으로 공급되어 한동안 그 격차가 유지됐다. 우선주 가격에 변화가 온 것은 91년이었다. 인수합병(M&A) 몇 건이 있은 뒤 시장이 의결권의 가치에 대해 눈을 떠 우선주 주가가 급락하기 시작했다. 마지막에는 보통주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까지 떨어졌다.

시장에 있다 보면 사람들이 항상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것만은 아니라고 느낄 때가 있다. 우선주 열풍도 마찬가지다. 분명한 것은 99년과 2007년 우선주 열풍 당시에도 막차를 탄 사람은 정말 힘들었다는 사실이다. 주가가 떨어지고 유동성이 약해지는 이중고를 겪었다. 우선주가 급등했지만 시장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았으면 한다. .

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탄핵 가결’에 급한 불 꺼진 금융·외환시장…국내외 불안 요소 여전 1.

‘탄핵 가결’에 급한 불 꺼진 금융·외환시장…국내외 불안 요소 여전

대출 연체 개인·자영업자 614만명…못 갚은 돈 50조 육박 2.

대출 연체 개인·자영업자 614만명…못 갚은 돈 50조 육박

매일유업 멸균 우유 회수 공지…“세척수 섞여 들어가” 3.

매일유업 멸균 우유 회수 공지…“세척수 섞여 들어가”

확실해지는 미 연준 추가 금리 인하…일본은 인상에 무게 4.

확실해지는 미 연준 추가 금리 인하…일본은 인상에 무게

공무원 월급 3% 오른다…8년 만에 최대폭 5.

공무원 월급 3% 오른다…8년 만에 최대폭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